언론에도 최대 5배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에 속도가 붙으면서 여야 간 대립도 격해지고 있다.
야권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라고 반발하고 있으나 더불어민주당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가짜뉴스 피해를 줄일 언론중재법이 가결됐다"면서 "변화한 언론 환경 속에서 가짜뉴스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구제하고, 공정한 언론 생태계를 위한 언론개혁이 비로소 첫걸음을 내딛었다"고 말했다. 전날인 27일 문체위 법안심사소위는 가짜뉴스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방안을 담은 언론중재법 개정안 16건을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병합한 위원회 대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4표, 반대 3표로 통과시켰다. 소위 소속인 국민의힘 의원 3명은 모두 반대했고, 민주당 소속 의원 3명과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찬성했다. 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조만간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심사를 거쳐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로 갈 예정이다. 민주당은 8월 말 문체위원장이 야당으로 넘어가기 전 법안 처리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원내대표는 "소위를 통과한 언론중재법과 예술인권리보장법의 등은 상임위 전체회의와 법사위 처리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미디어혁신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민 의원도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완벽한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은 아니지만 이제 시작했으니 계속 논의를 통해 보완하겠다"며 "나아가 언론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 국민께 약속드린 법안도 반드시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민주당의 언론개혁 방안에 대해 "노무현 정신과 어긋난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과거 다수의 인터넷 언론사나 신규 언론사를 (자유롭게) 설립하고, 선택은 국민이 한다는 취지로 언론 다양성을 추구하는 정책을 폈다"면서 "본인들이 다소 불편하다고 노무현 정신을 저버리면 안된다"고 말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언론중재법은 언론의 고의·중과실에 따른 허위·조작보도 시 피해자가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정정 보도를 신문은 1면, 방송은 첫 화면 등에 싣도록 강제하는 내용 등 과잉 입법과 독소 조항으로 위헌 논란까지 불거질 우려가 있다"며 "징벌 배상의 본고장인 미국에서조차 민법상 손해배상 절차에 따라 언론 보도 피해를 구제할 뿐, 별도의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공공성이 강한 언론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적용하는 것은 언론의 비판 기능을 위축하는 과도한 이중처벌"이라며 "집권세력에 불리한 기사에 재갈을 물리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결국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언론중재법 개정을 밀어붙이는 것은 유리한 언론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대해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언론재갈법'이라는 명칭으로 이 법의 정신과 취지를 폄훼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정권 말과 연관지어 해석하는 건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