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물량 상당부분 우선 공급 18~49세 1차 접종 차질없을듯 30일 8월 접종계획 구체적 발표
28일 서울 인왕시장 내 한 가게에 '4단계로 휴가'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생산 차질을 이유로 수급이 미뤄졌던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다음 주 국내로 들어온다. 정부 측이 전날 밤 모더나사와 협의를 진행한 결과다. 정확한 공급 시기와 물량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8일 온라인 정례 브리핑에서 모더나 백신 공급 차질과 관련해 "어제 저녁 보건복지부 장관과 모더나의 생산 총괄 책임자, 부회장 등이 백신 공급 관련 협의를 가졌다"며 "모더나는 연기 물량의 상당 부분을 다음 주에 우선 공급하고 8월 물량도 차질 없이 공급하겠다고 우리 정부와 협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세부적인 공급 물량과 도입 날짜 등에 대해서는 현재 후속 실무협의를 하고 있고, 비밀 유지협약의 대상 여부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 현재로서는 공개가 어렵다"며 "진전된 사항이 있을 경우 발표하겠다"고 전했다.
정부가 계약한 모더나 백신은 4000만회분(2000만명분)으로 화이자 백신과 함께 하반기 주력 백신이다. 지난달부터 순차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모더나 백신은 현재까지 115만2000회분이 도입되는 데 그쳤다. 이달 중 공급될 예정이던 물량 일부가 8월로 늦춰지면서 만 55∼59세 등의 접종 백신에 모더나 외에 화이자가 추가되는 등 접종 계획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모더나 측의 생산 문제로 인한 백신 수급 차질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더나는 2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 밖에 있는 백신 생산 파트너들이 최근 며칠 동안 발생한 실험실 시험 작업상의 문제 때문에 지연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모더나 백신 원액은 스위스 론자에서 생산하고, 병입은 스페인 로비에서 담당한다.
생산 차질로 인한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 여부에 대해 손 반장은 "계약 조건 자체가 연내, 반기, 분기별 공급 일정으로 돼 있어서 세부적인 공급 내역에 대한 변동으로 법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지는 좀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을 공급하는 제약사는 소수인 반면 백신을 받기 위해 구매 요청을 하는 국가는 다수인 상황이기 때문에 이 부분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 대응에 있어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보건당국은 모더나가 공급하기로 한 백신 상당 규모를 내주 중 보내기로 했고, 8월 공급분도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협의 결과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50대 국민들의 접종은 일정대로 진행된다는 설명이다. 18~49세 국민들의 1차 접종도 계획대로 8월 하순부터 9월까지 진행하기로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진행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8월 접종 계획을 구체화해 이번 금요일(30일)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4차 대유행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다음 주까지도 현행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더 강력한 방역 조치가 검토될 전망이다. 현재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의 거리두기가 시행 중이지만 효과가 미미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전날(1365명)보다 531명 늘어난 1896명으로 집계돼 국내 코로나19 발생 이후 최다 기록을 또 경신했다.
손 반장은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이 2주를 지나고 있는 시점으로, 효과를 지켜보면서 좀 더 강한 방역 조치가 필요할지 여부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적 모임 통제력이 약화돼서 모임 중심의 감염이 확산하는 것인지, 아니면 시설 중심의 감염경로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를 평가한 후 약한 부분들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치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