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 자리놓고 자존심 대결
1분기 KB, 2분기 신한이 앞서
호실적에 앞다퉈 배당확대 공언

각 금융지주 게오
각 금융지주 게오
신한금융과 KB금융이 '1등 금융그룹' 자리를 두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이다. 1분기에는 KB금융이 웃었으나, 2분기에는 신한이 미소지었다. 비은행 자회사의 선전에 힘입어 나란히 반기 이익 2조원대를 달성했다. 상반기 실적 차이는 300억원대에 불과한 가운데 '4조 클럽' 달성을 두고 하반기 경쟁이 가열될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27일 올해 상반기 2조4438억원의 당기순이익 거둬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35.4% 증가했다고 밝혔다. 2분기 순이익은 1조2518억원으로 지난 1분기에 이어 재차 최대치를 경신했다. 분기 실적만 놓고보면 KB금융(1조2043억원)을 앞선다.

KB금융은 올 상반기 2조4743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이익을 올렸다. 금융그룹 최초로 '연간 4조원' 순익 달성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하지만 신한금융이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이면서 순익 차는 305억원에 불과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태가 됐다. 하반기 성적에 따라 올해의 '리딩금융' 결과가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은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며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따돌렸다. 상반기 하나금융(1조7532억원)과 우리금융(1조4197억원), 농협금융(1조2819억원) 모두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격차는 더 확대됐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은 대출 자산 성장에 힘입어 고루 개선된 실적을 냈다.

차이는 수익 포트폴리오, 즉 비은행 부문에서 벌어졌다. 신한지주의 그룹 내 손익 중 비은행 비중은 47%, KB금융은 45.2%에 육박한다. 타 금융지주가 10~30%대에 불과한 점과 대비된다. 계열 카드사와 증권사, 보험사의 실적이 그룹 전체 실적 순위를 가르는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신한금융투자의 상반기 순익은 전년동기 대비 465% 급증한 3229억원, 신한카드는 같은 기간 21.4% 증가한 3672억원을 기록했다. KB증권과 KB국민카드도 각각 3744억원, 2528억원의 순이이익을 냈다. 작년 상반기보다 증권은 191%, 카드는 54.3% 증가한 수치다. 주식시장 고객 증가로 수탁고가 늘었고, 소비심리 확산으로 카드결제액이 늘어 수수료이익이 증가했다.

보험 계열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신한지주의 2개 보험사(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의 상반기 합산 순익은 3090억원이다. KB금융의 3개사(KB손해보험·푸르덴셜생명·KB생명) 합산 이익 3244억원과 근소한 차이다.신한금융은 이달 1일 출범한 통합 보험사 신한라이프가 올해 4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면서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상반기 지주 순이익 차가 300억원대에 불과해 '리딩금융' 승리의 열쇠가 신한라이프에 있다고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호실적을 바탕으로 두 금융지주는 일제히 배당 확대를 공언하면서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KB금융은 지난 22일 주당 750원의 중간배당을 결의했다. 지주 설립 이래 최초로, 중장기적으로 30%의 배당성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신한지주는 이날 한 발 더 나아가 "분기별로 균등한 금액을 지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기 배당이 아니라 분기 배당을 실시하겠다는 뜻이다. 배당 규모는 내달 이사회에서 확정한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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