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자갈치시장 상인 민심 청취 후 선별복지 확신 드러내 "세금 낸 중상층에까지 지원금 불필요"
"어려운 상인들 '공정' 호소, 급하지 않은 곳 불필요한 지원 말란 것"
"정부역할 '쇼' 아닌 조용한 뒷바라지…지지율 40%면 아우성 덮나"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윤석열(가운데) 전 검찰총장이 27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랍스터를 들어 올리고 있다.연합뉴스·부산사진공동취재단
제20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윤석열(가운데) 전 검찰총장이 27일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랍스터를 들어 올리고 있다.연합뉴스·부산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제20대 대선 예비후보는 27일 정부 집행을 앞둔 소득 하위 88%·1인당 25만원 재난지원금 추경(추가경정예산)에 관해 "기왕 도와줄 거면 어려운 분들에 좀 더 집중해 해주는 게 맞는 것 아니냐"라고 선별 복지 소신을 재차 드러냈다. 부산의 소상공인들을 직접 만난 뒤였다.

윤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상인회에서 상인들과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88% 재난지원금이 통과됐는데, 후보가 생각할 때 대상을 선택적으로 해야 할지 넓게 해야 할지'라는 질문을 받고 "우리나라에 보면 면세점 아래(소득 기준 면세구간) 중하위층이 많지 않나. 재난지원금은 '세금을 내는 중상층에서 걷어 중하위층에도 주고 세금 낸 사람(중상층)에게 돌려주기도 하는데 그럴 필요 뭐 있냐'는 말을 과거에도 드렸다"고 답했다.

이는 자신이 지난 14일 언론 인터뷰에서 보편적 현금복지의 경제적 효과를 비관하며 "개인이든 법인이든 세금은 경제활동의 비용"이라며 "(세금을) 걷어서 (도로) 나눠줄 거면 일반적으로 안 걷는 게 제일 좋다"고 발언한 것을 재조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15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예방 후 취재진을 만났을 때도 재난지원금 관련 질문에 "어려운 사람(을 위한) 복지라고 하는 것, 세금을 거둬서 정부가 국가발전과 또 취약층에 돈을 쓰는 건 고래(古來·예로부터 지금까지)로부터 해온 일"이라며 "어려운 입장에 있는 사람 제대로 돕는 게 세금 제대로 쓰는 방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예비후보는 이날도 복지재정 운용에 관해 "세금 내는 중상층에 대해선 '세금을 200원을 걷어서 (중하위층) 100원, (중상층) 100원씩 나눠주기'보단 '200원 걷었으면 200원을 어려운 입장인 분들에게 집중'해 도와주면 이 분들이 재기할 수도 있고, 취약계층으로서 도저히 근로 할 수 없는 분들 경우에도 뭔가 인간다운 삶 누릴 수 있는데 이걸 잘 사는 분들에게 또 나눠줄 필요 있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세금을 납부할 때 어떤 '효용(만족도)'의 상실감하고 다시 돌려받을 때 느끼는 효용하고의 차이라는 게 있지 않나"라며 "기왕에 복지라는 것은 경제적 능력 있는 분들이 부담을 해서, 기왕이면 다 같이 연대감을 갖고 어려운 위치에 있는 분들에게 집중해 도와주는 게 맞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다. 자유라는 게 기본적인 경제적 기초와 교육의 기회가 없다면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예비후보는 '시장 상인들이 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무엇인지'를 전하면서도 "'공정하게 해달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는데, 이분들이 말씀하신 '공정'이라는 게 '다른 점포와 우리 점포 사이 불공정한 국가 처우'가 아니고, '다른 지역 다른 계층에 있는 분들과 공평하게 좀 처우를 해달라'는 것"이라며 "이분들이 보시기에 '그렇게 급하지 않은 곳에 불필요한 지원이 많이 가고, 우리한테 해줄 것이 너무 안 오는 게 아니냐'는 차원 같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방역조치 피해에 따른 선별지원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그는 이어 "국가가 국민을 위해 어떤 정책 내놓을 때 '단순 표 얻기 위한 쇼'가 아니라 정말 조용하고 내실 있게 국민 상식에 맞게 편안하게 사실 수 있도록 조용하게 뒷바라지 해주는 것이 정부 역할 아닌가 싶다"며 "이분들께는 오늘 그런 걸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이분들의 열렬한 환영 이면엔 정부가 제대로 관심 갖고 배려를 못 했다는 뜻이 있지 않겠나"라며 "오늘 여기에 와서 '정치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윤 예비후보는 '문재인 정부 실정이 드러났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를 유지하고 있는 괴리는 어떻게 분석하나'라는 질문엔 "지지율이 한 40% 되면 백성들의 아우성이란 걸 다 덮을 수 있는 건가. 전 다른 문제라 생각한다"며 "지지율이 의미하는 게 정확히 어떤 건지 해석도 필요한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

한편 '드루킹 댓글조작' 수사와 관련 허익범 특별검사 활동 연장·재개를 주장한 자신에게 대권 경쟁 후보군인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사건을 은폐한 사람'이라는 취지로 비판한 데 대해선 "어이없는 얘기"라며 "허 특검에 대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특검이 시작되면 타 수사기관에서) 사건을 전부 이관하게 돼 있고, 중앙지검이 맡은 부분은 철저히 수사해 공소유지를 했다"고 반박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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