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채영·장민희·안산 단체전 결승전서
러시아올림픽위원회 6-0으로 완파
9연패 특정 국가 특정 종목 최다 타이
'계급장' 뗀 실력위주 선발 성과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단체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양궁팀, 은메달을 차지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양궁팀, 동메달을 차지한 독일 양궁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단체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 양궁팀, 은메달을 차지한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양궁팀, 동메달을 차지한 독일 양궁팀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한국 여자양궁이 올림픽 9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단체전이 처음 채택된 1988년 서울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지 33년이 지난 이번 도쿄 대회까지 단 한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는 철옹성을 구축한 것이다.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 강채영(25·현대모비스), 장민희(22·인천대), 안산(20·광주여대) 트리오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를 세트점수 6-0으로 꺾고, 시상대 정상에 섰다.

여자양궁대표팀 막내 안산은 전날 김제덕(17·경북일고)과 짝을 이룬 혼성단체전에 이어 또 하나의 금메달을 목에 걸며 2관왕에 올랐다. 안산은 개인전 금메달까지 목에 걸면 3관왕을 달성하게 된다. 가장 먼저 따낸 혼성단체전이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된 종목이기 때문에, 3관왕은 양궁 사상 처음이다.

강채영은 '비운의 궁사' 꼬리표를 5년 만에 떼고 마침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다. 강채영에게 지난 2016년 4월 19일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대표 최종 선발전은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 당시 3위에게 주어지는 리우행 마지막 티켓을 얻기 위해 강채영과 그의 '절친 언니'인 장혜진(LH)이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마지막에 웃은 건 장혜진이었다. 장혜진에게 딱 1점 뒤진 강채영은 올림픽 꿈을 이루지 못했다.

9연패는 특정 국가의 특정 종목 연속 우승 최다 타이기록이기도 하다. 케냐가 육상 장거리 장애물 경기에서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2016년 리우 대회까지 9회 연속 금메달을 가져갔다. 미국도 남자 수영 400m 혼계영에 9회 연속 금메달 기록을 세웠다.

여자 단체전 9연패 금자탑은 한국 양궁의 철저한 공정 선발이란 원칙주의와 완벽주의가 만들어낸 성과다. 여자단체전에서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낸 선수는 김수녕(3개)과 윤미진·기보배·박성현·이성진(2개) 등 5명이 전부다. 5년 전 리우 올림픽에서 전 종목 석권의 중심에 섰던 기보배, 장혜진, 최미선 중 누구도 도쿄행 티켓을 가져가지 못했다.

한국의 모든 여궁사가 계급장을 떼고 원점부터 철저하게 투명한 과정을 통해 대표선발전을 치른 결과 올림픽 경험이 전혀 없는 강채영, 장민희, 안산이 뽑혔다. 매번 새 얼굴이 무서운 성장세로 선배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한국 양궁의 저변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궁협회는 지난 5월 유메노시마공원과 입지 조건이 비슷한 전남 신안군 자은도에서 바닷가 특별훈련을 했다. 해안가에 위치해 바람, 습도, 햇빛 등이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 속에서 훈련하며 도쿄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경험했다. 진천선수촌에는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 '세트'를 만들어 놓고 매일 시뮬레이션 훈련을 했다. 표적판 뒤에 전광판 2세트를 설치, 실전에서 조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빛바램, 눈부심 등 상황을 만들어 미리 적응토록 했다. 포토라인의 위치, 셔터 소리, 장내 아나운서 등 미디어 환경을 똑같이 만들었고, 현직 방송 기자를 불러서 인터뷰까지 시켰다. 26일에는 남자 대표팀이 단체전 2연패를 노린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단체전 8강전에서 한국 안산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왼쪽은 강채영. <도쿄=연합뉴스>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단체전 8강전에서 한국 안산이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왼쪽은 강채영. <도쿄=연합뉴스>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단체전 8강전에서 한국 장민희가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왼쪽은 안산. <도쿄=연합뉴스>
25일 일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양궁 여자단체전 8강전에서 한국 장민희가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왼쪽은 안산. <도쿄=연합뉴스>
여자 양궁 국가대표가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 4강전 벨라루스와의 경기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여자 양궁 국가대표가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 4강전 벨라루스와의 경기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여자 양궁 국가대표 강채영이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 4강전 벨라루스와의 경기에서 활을 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여자 양궁 국가대표 강채영이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 4강전 벨라루스와의 경기에서 활을 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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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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