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지난 21일부터 이 회장의 유족들이 기증한 소장품 전시를 시작해 코로나19 속에서도 뜨거운 관람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유족들은 평소 '문화자산 보존은 시대적 의무'라는 이 회장의 뜻에 따라 소장품 2만3000여점을 두 곳에 조건 없이 기증했다.
당초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기증자에 대한 예우의 일환으로 전시회 시작에 앞서 이달 20일에 유족들에게 특별 관람할 기회를 제공했으나 두 사람은 이를 고사하고 일반 관람 일에 맞춰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계와 재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홍 전 관장은 전시관 벽에 적혀 있는 이 회장의 이름을 한동안 말없이 지켜보며 감회에 젖었다. 이 회장과 같이 처음 수집한 작품으로 알려진 '인왕제색도' 앞에서는 오랜 시간 머물며 회고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여사는 전시회를 보고 난 뒤 "소중한 문화유산을 국민에게 돌려 드려야 한다는 고인의 뜻이 실현돼 기쁘다"며 "많은 국민이 이 작품들을 보시면서, 코로나로 힘들고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실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은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한국미술명작', 국립중앙박물관은 '위대한 문화유산을 함께 누리다-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명품전' 전시회를 각각 열고, '세기의 기증'으로 꼽히는 이 회장의 소장품을 일반에 공개했다. 두 특별 전시전은 연일 매진을 기록 중이다.
미술계 관계자는 "이번 특별전이 작품을 모으고 지켜서 기증한 이 회장과 유족들의 아름답고 따뜻한 철학도 함께 느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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