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하고 질서 있게 코로나19 확산에 맞서온 대구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자, 대구를 한마음으로 걱정했던 국민 전체에 대한 모욕”
“부마항쟁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87년 6월 민주항쟁이 당신 눈에는 민란으로 보이나”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대권 주자로 이름을 올린 김두관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20일 대구에서 "대구가 아닌 다른 지역이었다면 질서 있는 처치나 진료가 안 되고 아마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이런 망언은 뇌구조가 어떻게 생겨 먹었길래 나오나"라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

김 의원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지율 추락에 보수의 중심인 대구 민심을 사로잡아 보겠다는 정치적 계산에서 나온 발언이지만 구애도 구애 나름"이라며 "침착하고 질서 있게 코로나19 확산에 맞서온 대구 시민들에 대한 모독이자, 대구를 한마음으로 걱정했던 국민 전체에 대한 모욕"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윤석열씨 주장대로면 당시 코로나 확산이 광주나 부산, 서울에서 벌어졌다면 민란이 일어났을 거란 얘긴데 도대체 우리 국민을 어찌 보고 이런 망언을 한단 말인가"라며 "힘겹게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는 국민들에게 위로와 응원은커녕 전 국민을 잠재적 폭도로 규정하는 이런 망언은 도대체 뇌구조가 어떻게 생겨 먹었길래 나오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광주 5·18 묘지 앞에서 눈물을 보이고, 5·18 광주정신을 헌법에 반영하겠다 약속하고 사흘도 못가 광주를, 부산을, 서울을 잠재적 민란의 진앙으로 규정하나. 부마항쟁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87년 6월 민주항쟁이 당신 눈에는 민란으로 보이나"라고 물음을 던졌다.

김 의원은 "이제 윤석열씨를 '광주폭동', '5·18 유공자는 괴물집단' 등 망언을 쏟아낸 김진태·이종명·김순례와 동급으로 대우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즉시 해당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과분한 데다 지독히 어울리지 않는 대선 예비후보 자리에서 내려오고 그동안 저지른 온갖 죄악에 대한 수사나 받으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의 '민란' 발언 논란에 대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역 갈라치기가 큰 정치인가"라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의 말씀이라곤 믿기 어려운 망언이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우리는 작년 초 코로나19가 대구에서 확산됐을 때 온 국민이 하나가 된 것을 기억한다"며 "광주는 병상을 비워 대구 환자를 기다리고, 의료지원단을 대구로 보내 도왔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에서 자원봉사단과 구호 물품이 대구로 답지했다"며 "대구는 연대와 협력의 자랑스러운 상징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그런 대구를 다른 지역과 갈라쳐 지역감정에 불을 붙이려 했다"며 "국민들께서 몸소 실천하신 연대와 협력, 상생과 통합의 정신을 깎아내리며 정쟁의 도구로 삼으려 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윤 전 총장을 향해 "아무리 정치를 이제 시작하신 분이라지만 할 말이 있고, 해서는 안 될 말이 있다"며 "그것이 새정치요, 큰정치입니까? 형편이 급하더라도 정치를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훈수를 뒀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도 "질서 있게 진료와 처치에 협조했던 대구 시민들의 시민의식을 드높이는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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