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새 국면…원희룡 "무책임한 결정" vs 환경단체 "사업 백지화"

국토교통부가 제출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환경부가 반려하면서 제2공항 건설사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제2공항 건설에 찬성해온 제주도와 찬성단체들은 절차를 보완해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환경단체 등 반대단체들은 사업을 백지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환경부의 '반려' 결정은 부동의 결정을 내릴 정도의 환경훼손 사유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의미이면서도 매우 정치적이고 무책임한 정책 결정"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반려가 사업 무산을 의미하는 부동의가 아닌 만큼 국토부는 조속히 보완 절차를 이행해 제2공항 추진 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제2공항 건설은 전문가들이 과학적으로 판단하고 최적의 안을 결정해야 하는 사안으로, 정치적 이유로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대규모 바다 매립 등 심각한 환경훼손이 우려되는 가덕도 신공항은 강행하면서 수년간 수차례 검토·보완하고, 예산까지 잡혀있는 제주 제2공항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한 것은 제주 홀대를 넘어 정치적 이용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며 "제주도는 국토부와 협력하면서 제2공항 건설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전날 국토부가 요청한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서'를 최종 반려했다. 환경부가 든 반려 사유는 △비행안전이 확보되는 조류 및 그 서식지 보호 방안에 대한 검토 미흡 △항공기 소음 영향 재평가 시 최악 조건 고려 미흡 및 모의 예측 오류 △다수의 맹꽁이(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 서식 확인에 따른 영향 예측 결과 미제시 △조사된 숨골에 대한 보전 가치 미제시 등이다.

환경부가 평가서를 반려하면서 국토부는 제2공항 사업을 원점에서 재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려 사유로 언급된 부분을 해소해 평가서를 다시 제출해야 한다. 이번 최종 반려 결정은 국토부가 평가서를 제출한 지 2년 만에 나온 것이어서 다시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도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걸릴 전망이다.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해왔던 환경단체 등에서는 이번 반려 결정이 사실상 사업 중단을 의미한다고 보고 있다. 제주제2공항강행저지비상도민회의는 기자회견에서 "제주 제2공항이 백지화됐음을 선언한다"며 "제주에 2개의 공항은 필요 없으며, 현 제주공항을 개선하면 불편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은진기자 jineun@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