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빚더미에 앉아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통계가 이를 입증한다. 지난 3월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831조8000억원에 달한다. 1년 전보다 18.8%나 증가했다. 2분기 대출 잔액까지 합하면 85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자 부채가 원래부터 이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였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1년간 10% 증가하는데 그쳤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지난해 3월부터는 연간 증가세가 20%에 달한다. 자영업자 다음으로 취약한 중소기업 부채가 같은 기간 12.8%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치다. 통계청의 고용동향에서도 자영업자의 고통은 드러난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2019년 153만8000명에서 지난 6월엔 128만명으로 25만8000명이나 감소했다. 경영악화를 견디지 못해 '나 홀로' 영업을 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는 뜻이다.

더 심각한 것은 진짜 위기가 이제부터라는 점이다. 지난 1년 6개월을 빚을 내거나 홀로 영업해 근근히 연명해온 자영업자들이 최근 4단계 거리두기로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영업중지 및 제한 바람은 전국적으로 거세게 불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킬 것이다. 매출 감소가 불 보듯 뻔해 자영업자들의 부채 의존은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게다가 금리 인상도 올 하반기 예고된 상태다. 생존위기에 몰리면서 자영업자들의 분노는 폭발 직전이다. "더는 못 버티겠다"면서 항의시위를 벌이고 방역지침 재정립과 손실 전액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정부와 여당은 전국민 지원이라는 '선심성 퍼주기'에 치중하는 모양새다. 내년 선거에 따른 정치적 계산만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 자영업자 비율이 유독 높은 나라다. 빚에 짓눌린 560만 자영업자들이 무더기 파산한다면 국가경제는 근저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영업자들에게 생존의 길을 열어줄 '범정부적 특단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지금 정도의 손실보상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전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주는 대신, 이를 모두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에게 돌려야 한다. 내년도 최저임금도 내려야 할 것이다. 서둘러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정책의 속도를 높여 '퍼펙트 스톰'에 휘청거리는 자영업자들을 살려내야 한다. 이것이 국가가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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