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 공약인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대신 '역량강화' TF 설치 배경 전해 金 "저와 조수진·정미경·배현진 최고위원 4명 다 반대…정치대학원 연수 건의" "李 '지방선거 출마자만 시험, 대다수 응시만 하면 통과' 주장…그러면 더 문제"
지난 7월15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왼쪽) 당대표와 김재원(오른쪽) 최고위원이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0일 이준석 당대표의 공약인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도입을 위한 TF(태스크포스) 설치가 '공직후보자 역량강화' TF로 대체됐다며, 4명의 일반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모두 반대한 게 배경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 대표가 대통령·국회의원을 제외한 지방선거 출마자들에게 시험을 보도록 하자는 입장이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내년 3월 대선 석달 뒤 있을 민선 8기 지방선거를 고려한 공약이었다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명칭이 역량강화 TF면 공직후보 자격시험을 본다는 건가, 안 본다는 건가'라는 질문에 "어제(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초 이 대표가 제안했던 TF 이름은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TF였다"며 "운전면허 시험보듯이, 대학가려면 수능시험·일제고사 보듯 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해서 우리 최고위원들은 거의 전원이 반대 의사였다"고 답했다.
김 최고위원은 "4명의 최고위원은 다 반대의사였다. 어제 조수진 최고위원은 눈 수술 때문에 참석하지 못했는데 저희들 단톡방(단체대화방)에 '반대한다'고 의사표시하고 나머지 배현진 최고위원이나 정미경 최고위원은 강하게 반대를 했고, 저는 원래부터 반대했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전원 반대라고 표현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이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찬성 입장이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김 최고위원은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반대 이유론 "우리가 대의민주주의를 하고 있지 않나. 민주주의란 게 기본적으로 데모크라시(Demo-cracy), '대중'이 '지배'하는 것"이라며 "의회가 국민의 대표자인데 국민의 대표자인 의회의 구성은 시험을 쳐서 특정계층으로부터 선발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대부분 국민들의 의사를 반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신 의회에서 결정된 국가적 목표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관료제 집행기구가 있는데, 여기는 효율적이고 아주 합리적으로 진행해야 되니까 이 관료들(정부 공무원)은 모두 시험을 쳐서 뽑는 것이 맞다"며 "의회는 시험제도 자체가 원래 논리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것이고 현장에 가 봐도 컴퓨터 잘 못 다룬다고 해서 국민의사 반영에 잘못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을 하는 분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 대표는 어떤 내용으로 시험을 보자고 했는지'에 대해 "어제 이야기는 구체적 시험과목이나 시험방식을 정하기 위해서 TF를 만들자는 거였다"며 "그래서 제가 '그러려면 여의도연구원 같은 데서 먼저 시험제도에 대한 안을 만들고 최고위에서 의결하면 되지 않냐' 했더니 (이 대표는) '시험제도 TF를 출범시키는 게 사실상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저희(최고위원 4인)는 '정 그렇다면 공직후보자의 역량과 자질을 높이는 게 목적이면 연수를 하든지, 시·도당 정치대학원을 만들어 공직후보자가 되려는 분들은 과정을 이수하면 공천신청 자격을 주는 방식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현실적으로 그렇게밖에 될 수 없을 것"이라며 "공직후보자 역량강화 TF는 '그런 의미라면 좋다'고 인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형식 논리로 따지면 대통령후보도 공직후보자 아니냐. 이 대표는 대통령후보도 시험을 봐야 한다는 주장이었나'라는 질문엔 "어제 저도 처음 들었는데 이 대표는 '대통령후보나 국회의원은 빼고 지방선거 출마자들에 대해서 시험을 보자'는 내용이었고, 그건 또 (하지 않을 때와) 무슨 차이가 있냐는 생각이 또 든다"고 답했다. 그는 또 "이 대표는 자꾸 '대다수가 응시만 하면 대다수가 통과할 수 있는 시험'이라고 주장하는데 사실 그런 시험을 보게 하는 건 더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날부터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 소속 현역의원과 당협위원장에게 당내 대선주자 선거캠프 활동을 허용한 것이 당 밖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견제용이란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에서 그 얘기가 갑자기 나왔는데 사전에 의안으로 올라져 있던 것은 아니다"며 "지금 더불어민주당은 현직 국회의원들이 대변인도 하고 비서실장도 하고 다 하는데 우리 당은 아직 소극적이거든요. 두드러진 대선 후보가 없어서 그런 것 아닌가"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그는 "하여튼 '무소속 대선주자를 캠프에 가서 직접 돕는 것은 안 된다'는 의미는 강하게 얘기를 했었고 그런 의미(윤석열 견제용)로 해석하기가 좀 분명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직접 돕는' 행위의 뜻으론 "아마 (무소속 주자 캠프의) 직함을 맡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어디 가서 대변인을 직접 대변인으로 발표하고 하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고 개인적으로 돕고 편드는 거야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대해선 "이젠 입당을 해서 우리 당 소속으로 활동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입당하지 않기 때문에 지지율이 빠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하고, 정치세력이란 게 결국 양강구도로 점점 정리되고 있는데 어느 진영에 속하지 않고 있어 본인의 정치활동 자체도 약간 모호해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지지율 저하에도 한가지 요인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선에 출마하려면 우리 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렇다면 정치적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는 의미에서라도 입당하는 게 맞다"며 "입당을 해서 활동하는 것이 지지율이든 모든 면에서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