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접·밀집·밀폐... 전체 82.1% 양성·4명 판정 불가 작년 군 최초 확진 이후 '최대 규모' 전원 오늘 군수송기로 국내 도착 파병장병 백신 미접종 비난 목소리 아프리카 해역에 파병 중인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400t급) 승조원의 82%가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해외 파병 장병들에 대한 백신접종을 게을리한 때문이라는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한국시간) 기준 청해부대 34진 승조원 179명이 추가 확진되며 총 누적 확진자는 247명이 됐다.
나머지 50명은 음성, 4명은 '판정 불가'로 통보됐다.
지난 15일 청해부대 파병 장병중에 최초 확진자가 나온 이후, 현지 보건당국에 의뢰한 전수검사 결과 전체 승조원 301명 중에 82.1%가 양성으로 확인된 것으로, 단일 공간내에서의 대규모 감염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승조원 전원이 백신 미접종 상태인 데다, 많은 인원들이 좁은 선내에서 감염병에 취약한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에 노출된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집단감염은 예고된 재앙이라는 평가다.
합참은 전날 승조원 1명이 어지러움(경증)을 호소해 현지 병원 외진 후 추가로 입원함에 따라 입원 환자는 총 16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입원자 중 중증 환자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증상이 심한 1명을 집중 관리 중이다. 해당 승조원도 군 수송기로 후송이 가능할 것으로 의료진이 판단했다는 게 합참 설명이다.
이번 청해부대 집단감염 규모는 최근 110여명이 확진된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작년 2월 군내 최초 확진자 발생 이후 최대 규모다.
군 당국으로선 이미 지난 4월 해군 상륙함 '고준봉함'에서 승조원의 약 39%가 감염되는 사태를 겪고도, 해외 파병 장병들에 백신 접종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장, 정치권에서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와 군이 우리 장병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다"고 비판했다. 이날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정부는) 군 장병과 그 가족, 국민 앞에 진심 어린 사죄부터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초 유증상자가 나왔을 때 감기약을 처방할 게 아니라 곧바로 PCR(유전자증폭) 검사 등으로 확인했다면 참사를 막았을 것"이라면서 "군 당국의 안일함과 무능함만 확인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사무총장인 한기호 의원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렇게 될 때까지 우리 정부는 뭘 했나"면서 "청와대와 대통령은 진정한 국군통수권자로서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청해부대 34진 전원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해 전날 200명 규모의 특수임무단을 태우고 현지로 출발한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 2대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경구(준장)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을 단장으로 하는 특수임무단은 해군 148명, 공군 39명, 의료진 13명 등 약 200명으로 구성됐으며, 전원 유전자 증폭(PCR) 검사서 음성 판정을 받았고 백신 접종도 완료했다.이 가운데 해군 148명은 현지 도착 후 방역 조치가 마무리되는 대로 청해부대 34진과 '비대면 인수·인계' 절차를 거쳐 문무대왕함을 인수해 국내로 복귀한다.
군 당국은 현지에서 수송기 이·착륙과 함정 인접국 접안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청해부대 34진 부대원들은 한국시간으로 이르면 20일 오후 늦게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상이다.
유선희기자 view@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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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파병된 해군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4천400t급)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6명 발생해 군 당국이 비상조치에 착수했다. 사진은 문무대왕함 자료사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