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서 회동…崔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거론 "역시 고수"…吳 "입당 잘하셨다. 이제 당의 도움" 화답 방역·부동산 문제 대화도…崔, 정권교체 이후 상정한 듯 여소야대 정국운영 큰 관심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을 방문한 최재형(왼쪽) 전 감사원장과 그를 맞은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이 함께 걸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서울시 제공
국민의힘 입당 후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9일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4·7 재보궐선거 (서울시장 후보) 경선, 단일화 과정에서 보여준 역전 드라마와 저력을 보고 놀라고 감동했다. 역시 고수이시다"고 추켜세웠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을 방문, 오 시장에게 부친상 조문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한 조언을 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대권 도전 가능성이 제기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치참여를 선언, 갓 입당한 후발주자로서 당내 주자는 물론 당 밖의 유력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제1야당 후보 입지부터 다지고 야권 단일화 승리로 보선에 승리한 '오세훈 모델'을 주목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에 오 시장은 "입당 너무 잘하셨다"면서 "이제 당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다"고 화답했다. 최 전 원장은 현재의 정권교체에 성공할 경우 차기 정부가 지금의 서울시-서울시의회 관계와 같이 '여소야대' 정국에 놓일 상황을 고려해 대응 방법과 관련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최 전 원장은 "여소야대인 서울시의회와 협의하고, (의회를) 설득도 하시고 설득당하기도 리더십을 보고 '참 좋은 정치를 하신다'고 생각했다"며 "내년에 정권교체가 돼도 오 시장님과 아주 흡사한 상황이 될 텐데,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밖에 최 전 원장은 정부 정책과 관련 "코로나 상황이라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너무 힘든데 시장님 노력 많이 하고 있다고 안다"고 덕담했고, 오 시장은 "코로나 이전의 소상공인은 문재인 정부의 소주성(소득주도성장), 주52시간 근로제 등으로 이미 빈사상태다. 코로나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문제 의식을 드러냈다.
이에 최 전 원장은 "모든 국민들이 열심히 일하면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한다"며 "국가는 어려운 형편에 있는 분들의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돕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주도 통제·개입주의보다 소위 '작은정부론'을 지지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서울시의 부동산 공약 이행 상황에 관해선 오 시장은 "시장(市場)이라는 게 갑자기 변화를 주면 그 충격 때문에 가격이 요동치므로 단계적으로 할 생각"이라며 "이 문제는 중앙정부도 서울시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최 전 원장은 "김현아 전 의원을 SH(서울주택도시공사) 사장으로 내정하신 건 잘하신 것 같은데 청문회를 통과하면 앞으로 소통하겠다"고 관심을 보였다.
오 시장은 "앞으로 소통 많이 하도록 하겠다"며 "김영우(국민의힘 전 의원) 아우님이 그 캠프를 간 직후 제게 연락해서 '잘 됐다' 싶었다. 소통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덕담했고, 최 전 원장도 "많이 가르쳐 달라. 열심히 배우겠다"고 화답했다.
'여소야대 정치' 언급에 관해 최 전 원장은 회동 후 기자들을 만나 "시의회 구성이 압도적인 여소야대 상황에서 낮은 자세로 의회를 잘 설득하며 시정 운영을 하는 모습을 굉장히 인상적으로 봤다"고 "무리하게 국정을 이끌기보다 국민과 시민이 편안하게 살아갈 방안이 무엇인지 협의하고 설득하는 길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이 나라의 지도자는 일방적으로 (국정을) 끌고 가거나 자기 주장을 설득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상대 의견을 경청하고, 협력하고 때로는 설득당해야 한다는 점을 오 시장과의 대화에서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