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문제 두테르테 소극 대처 비난
'PDP 라반' 표결서 대표직 물러나게 해
내달 미국서 복귀전 위해 맹렬한 훈련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 <필리핀 스타 사이트 캡처>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 <필리핀 스타 사이트 캡처>
대통령 선거 출마 의지를 밝힌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42) 상원의원이 집권당 대표직을 박탈당했다. 정부의 부패 의혹을 거론하는 등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 맞선 것이 이유가 됐다.

집권당 'PDP 라반'은 17일 표결을 통해 파키아오 상원의원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도록 하고, 후임에 알폰소 쿠시 에너지부 장관을 새로 선출했다고 18일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파키아오는 지난해 12월부터 집권당 대표를 맡아왔으며 현 의장은 두테르테 대통령이다. 이날 표결은 쿠시 장관이 이끄는 집권당 내 유력 계파가 주도했다.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파키아오와 두테르테는 서로를 지지하고 치켜세우는 등 각별한 친분 관계를 유지해왔다.

파키아오는 국제사회에서 인권범죄 논란이 일고 있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과의 전쟁' 및 그의 사형제도 재도입을 지지해왔다.

두테르테 역시 파키아오에게 '차기 대통령감'이라고 치켜세우는 등 우호적인 관계였다.

두 사람 간에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최근 들어서다.

파키아오는 지난달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두테르테가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정부의 부패 의혹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파키아오가 제기한 부패 의혹과 관련해 증거를 찾아내라고 맞섰다.

파키아오는 지난 3일 온라인 미디어 브리핑에서 "정부의 부패 정황이 담긴 증거 자료를 갖고 있으며, 조만간 상원 윤리위원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파키아오는 사회보건부가 100억4000만 페소(2310억원) 상당의 코로나19 재난 지원금을 제대로 분배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서류뭉치를 보여줬다.

이날 쿠시 장관이 새로운 대표로 선출된 뒤, 두테르테는 "우리당은 여전히 강하고 내 임기가 끝날 때까지 단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파키아오는 당이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복싱 역사상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한 파키아오는 다음달 미국에서 열리는 복귀전을 위해 훈련 중이다. 그는 지난 2일 "모든 정치인은 더 높은 자리를 꿈꾼다"고 말해 사실상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두테르테는 내년 대선에서 부통령 출마를 고려 중이다. 이는 대통령 퇴임 후 정치보복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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