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친환경 정책에 C쇼크
오일굴착 줄며 WTI 값 상승
"국내 원유수입량의 10%인데"
두바이·아프리카산 대체 전망

지난 11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표시된 유가 정보. <연합뉴스>
지난 11일 서울 시내 주유소에 표시된 유가 정보.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펼치는 친환경 정책으로 미국에서 생산되는 서부텍사스유(WTI)의 가격이 상승, 두바이유 가격을 추월할 기세다. 국내 정유사들이 가격 경쟁력을 잃은 WTI를 대체하기 위해 다른 산유국으로 눈을 돌릴지 주목된다.

18일 한국석유공사의 석유정보 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WTI의 평균 가격은 배럴당 73.27달러를 기록했다. 배럴당 73.5달러인 두바이유와의 가격 차이가 0.23달러에 불과하다.

앞서 지난달 셋째주 WTI의 가격은 배럴당 73.43달러로 배럴당 72.99달러인 두바이유의 가격을 넘어섰다. 같은달 넷째주에도 WTI의 가격은 배럴당 73.95달러로 두바이유보다 높은 가격대를 형성했다.

보통 WTI의 가격은 두바이유보다 낮은 것이 일반적이었다. WTI는 2011년경부터 두바이유보다 10%가량 낮은 가격대를 유지해왔다. 미국에서 셰일오일 생산이 활성화되며 원유 생산량이 급증하며 원유가 남아도는 상황이 됐고, WTI 가격이 하락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최근 WTI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두바이유와 가격 구도가 완전히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이 영향을 미쳤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에 맞춰 금융사들이 투자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를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나서며 셰일업계에 대한 투자가 급감했고, 지난해부터 확산된 코로나19로 파산하는 셰일업체들이 늘어나며 셰일오일 굴착이 줄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의 주요 친환경 공약에는 셰일오일 개발에 대한 규제가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WTI 가격 상승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수익성 악화로 원가절감에 힘을 쏟고 있는 정유사들이 원유 수입처 다변화에 나설지 주목된다. 지난해 기준 미국에서 수입된 원유는 총 1억440만배럴로 전체 원유 수입량의 약 10%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정유사들이 미국산 원유 도입을 늘려온 이유는 경제성 측면이 컸는데, WTI 가격이 상승하면 수입 비중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의존도가 높은 두바이유는 물론 중남미 및 아프리카산 원유가 빈 자리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남미 및 아프리카산 원유는 운송거리 등의 이유로 국내에 수입되는 양이 적었다. 특히 남미에서 생산되는 원유의 상당량은 가격이 저렴한 대신 불순물이 많은 초중질원유다. 지난해 코로나19발 불황을 맞은 정유사들은 남미산 초중질원유 수입을 늘리며 원가절감에 나서기 시작했다. 정제기술이 발전하며 정제설비가 고도화된 덕에 남미산 원유 수입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아프리카산 원유도 지금은 수입되는 양이 적지만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아프리카에서 연간 3000만~40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해왔다. 이후에도 중동산 원유의 가격 상승 등의 요인에 따라 정유사들이 수입 물량을 유연하게 조절해왔다.

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미국 텍사스에 있는 원유 시추 설비.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에 있는 원유 시추 설비.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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