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글로벌파운드리스 인수고려 대만 TSMC도 日공장 건설 검토 삼성전자 "후보지 결정된 것 없다" 증설투자 지연에 착공 차질 우려
삼성전자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 2위인 삼성전자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위 대만 TSMC와의 간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들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빠른 속도로 뒤를 쫓고 있는 상황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은 제조역량 강화를 위해 파운드리 3위권 기업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스를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텔과 글로벌파운드리스 인수 성사 시 계약 규모가 300억 달러(약 34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글로벌파운드리스는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5~6%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앞서 지난달에는 싱가포르 경제개발청과 협력해 총 40억 달러 규모의 신규 반도체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최근 생산규모 확충을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스 측이 인텔의 인수 시도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시스템반도체 1위 기업인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꾸준히 언급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했다가 2년만에 철수했던 인텔은 올해 3월 200억 달러(약 23조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에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글로벌파운드리스가 주력 생산하는 반도체는 12~14나노(㎚) 급으로, 7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와는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에서 차이가 있다는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스가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와 고객사를 활용해 시장 상위권으로 진입하게 되면 삼성전자로서는 1위인 TSMC와의 격차는 벌어지고 아래로부터의 격차는 오히려 줄어들어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17%로 지난해 말 대비 1%포인트 하락한 반면, 같은 기간 TSMC는 54%에서 55%로 1%포인트 올랐다. 실적에서도 큰 차이가 난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반도체 시황 호조로 약 1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분석되지만,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에서의 영업이익은 3000억원이 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TSMC는 올해 2분기 52억100만달러(약 6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TSMC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 파운드리 공장을 착공한 데 이어 일본으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지난 15일 2분기 실적발표에서 웨이저자 TSMC CEO는 "일본에 첫 신공장 건설을 검토하며 실사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일본에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공장 건설까지 공식화한 것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 5월 미국에 170억 달러(약 19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했으나, 여전히 부지 선정을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텍사스 오스틴을 비롯해 애리조나와 뉴욕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손꼽히고 있으며, 최근에는 오스틴 근처인 텍사스 윌리엄슨 카운티에 세제 혜택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여러 후보지 중의 한 곳으로 어느 쪽이든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어서, 올해 중으로 착공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증설 투자가 시기를 놓치고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