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진원지가 된 마인크래프트는 다양한 블록을 활용해 가상 세계를 건설하고 탐험하는 샌드박스 게임(게임 속에서 유저가 구성 요소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게임)이다. 초등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며 '초통령 게임'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었지만 운영사인 MS(마이크로소프트)가 국내 셧다운제를 고려치 않은 게임 계정 정책을 쓰면서 '19금'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청와대 청원까지 나올 정도로 게임셧다운제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업계와 학계에서는 '갈라파고스 규제'라면서 폐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치권마저 가세하면서 정치쟁점이 된 지 오래다. 이제 그동안 제도를 운영해온 여가부 폐지론까지 나오는 것이다.
여가부 폐지론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등을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셧다운제는) 게임의 부정적 측면을 과대평가해 학부모를 대상으로 입법 홍보를 했던 사안"이라며 여가부 폐지론에 불을 붙였다.
셧다운제 논란이 여가부 폐지론으로 옮겨 붙자 그동안 셧다운제를 고수해 온 여가부도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지난 14일 "스마트폰 게임 이용 증가 등 환경 변화를 고려해 셧다운제를 개선하겠다"며 입장을 선회했다.
게임 셧다운제는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접속을 강제적으로 차단한다. 심야 시간대 청소년의 게임 이용 시간을 줄여 청소년들의 수면 시간을 확보하겠다며 지난 2011년 도입했지만 제도가 시행된 지 10년이 넘도록 존폐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폐지 쪽 주장을 강화하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 2019년 발표한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국내 아동·청소년의 55.2%는 셧다운제 도입에도 여전히 수면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아동·청소년의 수면 부족 1위 원인으로는 숙제·인터넷강의 등 과도한 공부(62.9%)가 꼽혔으며 모바일과 인터넷을 포함한 게임은 5위(36.6%)에 그쳤다. 이는 곧 게임이 국내 아동·청소년 수면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셧다운제의 전제가 잘못됐다는 점을 시사한다.
셧다운제가 청소년의 기본권과 학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과 교수)은 "셧다운제의 목적은 심야 시간대에 아동·청소년들의 수면권을 보장하자는 것인데 조사 결과 아무 의미 없다는 게 밝혀졌다"며 "청소년들의 행복 추구권 등의 면에서 볼 때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권 분위기도 셧다운제 폐지 쪽으로 기울고 있다. 현재 정청래·강훈식·전용기·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셧다운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특히 대선정국과 맞물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유승민 전 의원, 하태경 의원 등 여야 유력 대권주자들도 셧다운제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셧다운제 폐지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잇따른다. 지난 2일 등록된 셧다운제 폐지 청원글에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11만2700명 이상이 동의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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