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소행성 ‘류구’서 샘플 갖고 지구 귀환
미 NASA, ‘베누’서 샘플 채취후 지구 오는 중
韓, 내년 예타 신청 후 2029년 탐사 목표 추진

우리나라가 '소행성 탐사'에 도전장을 내민다. 달 탐사에 이어 '태양계의 화석'으로 불리는 소행성 탐사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본격적인 우주탐사 시대를 열겠다는 복안이다.

얼마 전인 지난달 30일은 '국제 소행성의 날'이었다. 소행성의 날은 2015년 6월 30일 전 세계 과학자와 우주인, 예술인 등이 소행성 충돌 위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이에 대한 대응 노력을 국제사회에 요청하는 선언문에 공동 서명한 날을 기리기 위해 이듬해인 2016년 UN은 6월 30일을 소행성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6월 30일은 1908년 러시아 퉁구스카에 지름 50㎝급 소행성이 상공에서 폭발하면서 수백 ㎞ 반경에 이르는 지역에 피해를 입힌 날이다.

소행성은 태양계 탄생 초기 물질을 그대로 지니고 있어 우주탐사의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일본은 소행성 탐사에 가장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소행성에 매장된 희귀 광물을 찾기 위한 목적에서다.

실제로, 일본은 2003년 최초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를 소행성 이토카와로 발사해 행성 표면의 먼지를 채취했으며, 지난해 12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우주탐사선 '하야부사 2호'는 지구에서 3억㎞나 떨어진 소행성 '류구'에서 채취한 샘플을 지구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현재는 지구 근처 소행성 '파에톤' 탐사를 추진하고 있으며, 2031년 1998KY26 소행성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하는 등 소행성 탐사에 우주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국 나사(NASA) 탐사선인 오시리스-렉스는 지난 5월 근지구 소행성 '베누'에서 샘플을 채취해 지구 귀환길에 올랐다. 2023년 지구에 도착 예정이다. 유럽의 소국인 룩셈부르크는 기업에 우주자원 채굴권을 인정하는 법을 만들어 소행성 탐사에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소행성 탐사 선도국과 달리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와 아르테미스 협정 가입을 계기로 본격적인 우주시대를 열기 위해 소행성 탐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의 첫 소행성 탐사 대상은 '아포피스'다. 아포피스는 2004년 6월 19일 로이 A. 터커, 데이비드 J. 톨렌, 파브리지오 베르나르디 등이 미국 국립광학천문대 산하 킷 픽(Kitt Peak) 천문대에서 처음 발견했다. 이후 국제천문연맹(IAU) 산하 국제소행성센터는 이 천체에 '2004 MN4'라는 임시번호를 붙였고, 이듬해인 2005년 6월 24일 '99942'라는 고유번호를 부여했다. 이어 7월 19일에는 '아포피스'라는 고유 이름이 붙여졌다.

아포피스는 이집트 신화의 태양신 '라(Ra)'를 삼킨 거대한 뱀의 형상을 한 파괴의 신 '아펩(Apep)'의 그리스어 표기다.

아포피스는 처음 발견된 이후 지구 충돌 위협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소행성이다. 토리노 척도4를 기록한 최초의 소행성이기도 하다. 토리노 척도는 근지구 천체가 지구에 충돌할 확률과 충돌했을 경우의 예측 피해 상황을 나타내는 것으로, 0∼10까지 있다. 수치가 높을수록 위험도가 높음을 뜻한다.

미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에 따르면 아포피스는 100년 이내 지구 충돌 확률이 100만분의 1 보다 높은 지구 위협 천체 네 개 중 하나다. 네 개의 천체 중에는 미국이 탐사하는 '베뉴'도 포함돼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아포피스를 소행성 탐사 후보로 정해 개념 설계 중이다. 탐사 목표는 2029년이다. 2029년에 아포피스가 지구 3만1000㎞까지 근접하기 때문에 적은 연료로 탐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다.

아포피스 소행성 탐사가 현실화되려면 적어도 2023년 탐사 프로젝트를 시작해 최소 4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에 소행성 탐사선을 쏘아 올리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천문연은 올해 '아포피스 탐사 프로젝트'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준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내년 초쯤 나오는 예타 결과를 토대로 아포피스 프로젝트 추진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영득 천문연 원장은 "아포피스 탐사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면 아포피스 형상과 지도 , 고해상도 영상을 확보해 위험요소를 확인하고, 큰 문제가 없을 경우 초소형 로봇을 이용한 근접 탐사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소행성은 태양계와 지구의 탄생, 성장 과정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천문우주과학 분야의 주요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미국 NASA가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를 보내 촬영한 소행성 '베뉴'의 모습. <출처=미국 NASA>
미국 NASA가 탐사선 '오시리스-렉스'를 보내 촬영한 소행성 '베뉴'의 모습. <출처=미국 NASA>
우리나라는 2029년 지구에 3만1000㎞로 근접하는 소행성 '아포피스'에 대한 탐사 프로젝트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천문연 제공>
우리나라는 2029년 지구에 3만1000㎞로 근접하는 소행성 '아포피스'에 대한 탐사 프로젝트 추진을 준비하고 있다. <천문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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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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