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광·시청이전 등으로 인구 줄어
주민이 직접 청원 넣어 사업 추진
35억 예산 들여 거리 조성했지만
주차장 구축 작업 등 아직 진행중
C쇼크로 빈점포도 늘어 해결해야

경북 문경시 점촌동 점촌 문화의거리는 쇠락했던 골목상권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부활시킨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점촌 문화의거리 모습.
경북 문경시 점촌동 점촌 문화의거리는 쇠락했던 골목상권을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부활시킨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점촌 문화의거리 모습.

풀뿌리상권 살려내자

경북 문경시 '점촌 문화의거리'


골목상권의 '부활'은 구도심을 살리겠다는 공동체의 노력에서 시작돼야 지속력을 가질 수 있다. 여기에 정부가 적확한 지원책으로 힘을 실어줄 때 눈에 보이는 변화가 일어나고 다시 사람이 모여들 때 골목상권이 살아날 수 있다. 경북 문경시 점촌동에 위치한 점촌 문화의거리를 다녀오며 골목상권 부활의 핵심 동력은 바로 주민들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절감하게 됐다.



◇주민들이 합심해 원도심 살려내=문경은 석탄산업이 쇠퇴하면서 마지막 탄광이던 은성광업소가 1994년 폐광됐고, 그 이후 지역 발전을 이끌 중심산업이 부재한 시기가 오래 지속되어 오던 터였다.

그 중에서도 문경시청이 있어 도심역할을 했던 점촌동은 시청이 모전동으로 이전하면서 인구감소와 생활기반 시설 부족이라는 문제를 겪게 됐다.

실제로 문경시청, 경찰서, 터미널 등 주요 행정기관이 빠져나가고 신도심인 모전동에 주택단지가 개발되면서 원도심인 점촌동은 빈점포가 급증하는 등 상권이 죽어가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주민들이 합심해 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서면서 점진적인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2013년 점촌문화의거리가 조성되면서 변화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었다.

문화의거리 조성을 초기부터 주도했던 조성탁(63) 점촌 문화의거리발전위원회(상인자치조직) 위원장은 "점촌1동에 있던 시청이 모전동으로 이사간 1989년 이후 원도심은 계속 활기를 잃어갔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데 너무 안타까웠다"면서 "그래서 140명 정도되는 상인들이자 이곳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가 문화의거리를 만들자고 2년여에 걸쳐 설득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조 위원장은 "문화의거리를 만들어서 거리를 시민에게 내주고 이곳에 즐길거리와 볼거리를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게 하자고 주민들을 설득했다"면서 "그렇게 되면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고, 장사가 될 거라는 데에 시민들이 동의를 해줬고 그 결과 문화의거리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빈점포가 섞여있는 상가와 낡은 도로와 인도가 전부였던 360미터 길이의 이 거리는 문화의거리 조성사업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거리 한가운데는 인공적으로 조성한 실개천이 흐르고, 실개천 구간마다 조형물과 소형 분수대,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벤치들이 놓여있는 걷고 싶은 거리로 변화했다. 특히 이 360미터 구간을 차량이 다니지 않는 보행자 전용도로로 조성해 사람들이 자유롭게 거리로 나올 수 있게 했다.

조 위원장은 "점촌 문화의거리 조성 사업은 주민들이 합심해 시에 청원을 넣어 검토작업을 하게 한, 민(民) 주도의 사업이었다고 할 수 있다"면서 "물론 문경시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예산을 투입해 줬기에 지금 이 모습을 갖출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의거리 조성에 투입된 예산은 35억으로, 특별교부세 5억원에 시비 30억원이다. 2012년 1월 착공해 2013년 9월 준공됐다.

문화의거리 조성 이후 시와 주민들은 전통시장 특성화 사업단, 문경시도시재생지원센터, 문화의 거리 공연장 구축 등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오며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한 시도를 이어왔다. 골목경제 활성화 역량을 강화하는 활동도 펼쳐왔다. 풂놀이협동조합, 인형극단 등 주민협의체와 행복 상인회·역전 상점가 상인회 등 상인협의체 등을 결성해 주민 공모 사업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마을 활동가 양성, 주민 공모, 서포터즈 기자단, 재생대학, 보이는 라디오 DJ, 선진지 견학 및 워크숍, 포럼 등 협의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활동도 펼쳐왔다.

무엇보다 점촌 문화의거리에서는 골목경제의 생태계 자체를 복원하는 데에 공을 들여왔다. 대표적인 것이 건물주의 협의를 이끌어 내 빈점포를 공유 아트 갤러리, 열린 책방 등으로 활용해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이다.

파머스마켓도 정기적으로 운영해,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이 모이는 시장이 서도록 했다. 문경시에 따르면, 파머스마켓은 지난해 5회 운영했고, 올해도 5회 정도 운영할 계획이다. 한달에 1~ 2회 운영중이며, 참여 상인은 50팀에서 60팀 정도다.

조성탁 문화의거리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지금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주춤하긴 하지만, 지난달까지만 해도 파머스 마켓을 열었었다"면서 "파머스마켓이 성황을 이룰 때에는 100여명의 창작자, 상인들이 나와서 직접 만든 공예품, 제품 등 팔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주민들이 문화의거리 골목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키워오면서, 이 거리는 지난해 행안부 골목경제회복지원 사업에도 선정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행복 상점가, 점촌역전상점가 등 문화의거리 내 두 개의 상인조직이 협력해 문경의 대표 음식 특화 거리를 조성하고, 문경사랑상품권 가맹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역밀착형 배송 플랫폼 구축을 통한 비대면 배송서비스를 확대했다. 거리 축제 개발 등의 상권 활성화 사업도 진행했다.

◇변화도, 과제도 '현재 진행형'...주차장 부족 문제·코로나 여파로 빈점포 다시 증가= 점촌 문화의거리는 아직 완성작이 아니다. '문화의거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볼거리, 즐길거리를 더할 문화 콘텐츠를 지속 발굴해야하는 과제가 남았다. 상권 활성화를 위해 필수적으로 구축되어야 할 주차공간도 미흡한 상황이다.

시도 이러한 한계점을 인지하고, 우선 주차장 구축 사업부터 추진 중이다.

문경시에 따르면, 현재 시는 점촌동 174-7번지 일원에 사업면적 2516.5㎡ 규모로 공영주차장을 구축하는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올해 12월까지 마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코로나19 여파로 빈점포가 증가한 점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2019년 11월 문경시 일자리경제과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문화의 거리 내 빈점포가 총 70개였는데, 올해 1월 새롭게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조사한 결과, 총 80점포가 빈점포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문경시 측은 "작년 공유 아트갤러리와 음식문화 특화거리 사업을 진행한 구역 내에 점포가 새로이 총 6개가 들어왔는데도 불구하고 빈점포가 늘어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0년 코로나19 확산이 상점가에 생계를 위협할 정도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골목상권을 살리려는 주민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문화의거리가 다시 쇠퇴하는 것을 막으려면, 이에 따른 지속적인 관심과 해결방안 모색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문경시는 국토교통부 도시재생뉴딜사업(총사업비 250억원),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총신활력플러스사업(총사업비 8억원)과도 연계한 원도심 기반 조성 및 활성화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시에서는 문화의거리 빈 점포를 활용한 청년일자리 창출 사업(청년특공대 사업, 공유오피스 지원사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

문경/글·사진=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경북 문경시 점촌동에 위치한 점촌 문화의거리.
경북 문경시 점촌동에 위치한 점촌 문화의거리.
경북 문경시 점촌동에 위치한 점촌 문화의거리.
경북 문경시 점촌동에 위치한 점촌 문화의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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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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