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희비 갈리는 야권 두 잠룡
최 전 원장, 국힘과 거리 좁히며 '입당'에 무게
유력인사 대거영입 전망… "빠른 현안대응"호평
윤 전 총장 장모·부인 논란 등으로 지지자 이탈
이재명과 가상 양자 대결서 처음으로 1위 내줘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연합뉴스
윤석열(왼쪽)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연합뉴스
범야권 유력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정계에서 '블루칩'이라 불리는 최 전 원장은 지지율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고, 줄곧 정상에 서 있던 윤 전 총장은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윈지코리아컨설팅이 공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아시아경제 의뢰·조사기간 10∼11일· 오차범위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최 전 원장은 지지율 4.1%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과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에 이은 3위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 전 원장 캠프에 유력 인사들이 대거 영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 캠프에 비해 속전속결 현안 대응은 물론, 상대적으로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내는 등 정치 무경험자 치고는 체계적이라는 호평이 나오고 있다.

특히 최 전 원장은 제3지대에서 행보 중인 윤 전 총장의 '대안'을 정면 거부하며, 제1야당과 소통을 통해 대선 등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지난 12일 최측근을 통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접촉해 입당을 논의한 데 이어, 이날 오후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과 저녁을 함께 하며 향후 입당 등을 논의했다. 정치권에선 이같은 최 전 원장의 정치 행보가 범야권 지지율을 빠르게 흡수하며, 윤 전 총장과 함께 야권 대선 후보 '투톱'을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 전 원장 캠프 상황실장을 맡게 된 김영우 전 의원은 이날 "그간 윤석열 쏠림이 있었지만, 이제 대세는 최재형"이라며 "윤 전 총장이 지지율만 가지고 단일화를 논하는 건 구태정치"라고 말했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장모의 법정구속, 부인과 관련된 논문 논란 등으로 이미지에 상처를 입으면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길리서치가 이날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쿠키뉴스 의뢰·조사기간 10~12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가상 양자대결에서 이재명 43.9%, 윤석열 36.0%로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내줬다.

여기에 이동훈 전 대변인이 "여권인사가 Y(윤석열)를 치면 수산업자 뇌물 받은 거 처리해주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오전 "우리와 상관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가, 1시간 만에 "이동훈 '공작주장'이 사실이라면 선거 개입"이라며 입장을 바로 뒤집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윤 전 총장 캠프의 대외 창구 컨트롤타워가 아직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상휘 세명대 교수는 "윤 전 총장은 대권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정치적 색을 분명히 했는데, 검찰총장으로서 그를 지지했던 중도 지지층이 그의 정치 행보에 다소 실망감을 나타냈고, 지지율 하락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윤석열의 첫 패착은 대선 출마 선언문에서 나왔다"며 "정부 여당의 잘못을 언급하며 대립각을 세웠는데, 이것이 여권을 똘똘 뭉치게 만들었고, 중도층은 결국 윤 전 총장도 정치보복을 하는 정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권 선언문은 과거의 잘못을 파내는 것이 아니고, 미래를 제시해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은 역대 정권에서 자행되는 정치보복에 시달려왔기 때문에 '정치적 통합'에 목말라 있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 지지율 상승에 대해 이 교수는 "최 전 원장이 '정치적 통합'에서 윤 전 총장이 가지지 못한 부분을 갖고 있다는 국민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 전 원장이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살아왔기 때문에 정치보복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할 것이고, 윤 총장에서 이탈한 중도층이 대부분 최 전 원장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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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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