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행원 연수·시상식 등
각종 사내행사 적극 활용
시장 규모만 1700조원 추산
고객 서비스 개발도 잰걸음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오후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하여 가상세계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하고 메타버스 연수원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개최했다.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 참여한 박성호 하나은행장(사진 왼쪽에서 6번째, 캐릭터 라울(Raul))이 신입행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은 지난 12일 오후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 '제페토'를 활용하여 가상세계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하고 메타버스 연수원 '그랜드 오프닝' 행사를 개최했다.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 참여한 박성호 하나은행장(사진 왼쪽에서 6번째, 캐릭터 라울(Raul))이 신입행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은행권이 가상공간 '메타버스' 구축에 뛰어들었다. 비대면 플랫폼 구축을 통해 내부 소통 기회를 늘리기 위해서다. 나아가 MZ세대(1980년대초반~2000년대초반 출생) 고객에 '디지털 뱅크' 이미지를 각인시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창출하려는 복안이다. 메타버스란 가상·초월(메타)과 현실(유니버스)의 합성어로, 개인이 아바타로 활동하는 현실을 초월한 가상세계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최근 메타버스 전용 플랫폼 제페토에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구현했다. 그룹의 첫 메타버스 공간이다. 2019년부터 운영 중인 인천 청라 연수원의 외형을 그대로 재연했다. 하나은행은 12일 이곳에서 오프닝 행사와 신입행원을 위한 멘토링 프로그램 '벗바리 활동' 수료식을 진행했다.

하나은행은 매년 인천 하나글로벌캠퍼스에서 신입행원 연수를 진행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했다. 하나금융 측에서 연수원을 수도권 지역의 병상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메타버스 행사를 통해 올해 입사한 신입 행원들은 처음으로 하나글로벌캠퍼스를 경험한 것이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은 아바타 캐릭터 '라울'로 참석했다. 박 행장은 "신입행원들이 가상세계에 스스로 만들어낸 하나글로벌캠퍼스는 하나은행의 도전정신과 혁신을 보여주는 우수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하나은행은 메타버스 연수원을 직원들의 비대면 소통의 잠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자발적인 학습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MZ세대 직원들은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권광석 우리은행장을 만났다. '메타버스 타고 만나는 WOORI-MZ'를 주제로 열린 행사에 권 행장이 '전광석화'라는 닉네임으로 참석한 것이다. 권 행장과 직원들은 아바타와 친해지기, 아이스 브레이킹 게임, 단체사진 등의 행사를 진행하며 디지털 마인드를 확산했다는 후문이다.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MZ세대 직원과의 소통 시간은 디지털 트렌드와 세대를 아우르는 새로운 시도였다"며"직원들에게 메타버스 플랫폼의 활용 기회를 제공하고, 메타버스 내에서 구현 가능한 다양한 서비스도 함께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초부터 'KB메타버스 테스트베드'를 추진 중이다. 이 테스트베드에서 KB국민은행은 워크숍 및 회의, 가상은행(지점), 고객 상담, 디지털 고객 체험관 등 다양한 '메타버스 콘텐츠를 구축하고 테스트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디지털혁신플랫폼 개발 조직 'TODP 추진단'을 신설해 메타버스 등 비금융 콘텐츠 개발을 위한 플랫폼 서비스 고도화를 준비하고 있다. DGB금융도 메타버스 활용에 적극적이다. 플랫폼 제페토에서 경영회의뿐만 아니라 시상식, 사내 모임을 진행한다.

금융권이 메타버스 공간에 투자하는 건 '소통과 기회의 창구'로 보기 때문이다.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는 새 비즈니스 모델을 시험하고, 잠재 고객인 MZ세대와 접점을 늘리려는 전략이다. 정부가 지난해 '가상융합경제 발전 전략'을 통해 산업 육성 의지를 천명하는 등 메타버스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풍부하다. 한 조사에 따르면 2030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17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메타버스의 주 이용층인 MZ세대는 이 곳을 사회적 활동 공간으로 여긴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메타버스 '제페토'의 가입자 수 2억명을 돌파했으며, 사용자 중 80%가 18세미만의 청소년이다. MZ세대는 자신을 닮은 아바타를 통해 옷과 아이템 등을 소비한다. 하나금융연구소는 "MZ세대는 가상화폐를 비롯하여 메타버스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어 금융서비스가 본격화 될 시 적극적인 수요층으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이미 글로벌 금융사는 고객 상담, 데이터 분석, 자산 실사 등의 영역에 메타버스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캐나다 TD 은행은 VIP 고객이 지점에서 투자 상담을 요청하면 증강현실(AR) 기기를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시각화해 오프라인 업무와 연계한다. 미국 씨티은행은 트레이더 전용 증강현실(AR) 분석기 '홀로그래픽 워크스테이션'을 개발해 가상세계와 오프라인 공간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직원의 자료를 디지털화해 공유한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전광석화' 라는 닉네임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한 MZ세대 직원들과 직접 셀프 카메라를 찍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권광석 우리은행장이 '전광석화' 라는 닉네임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 접속한 MZ세대 직원들과 직접 셀프 카메라를 찍고 있다. (우리은행 제공)
DGB금융지주가 메타버스 공간에서 'ESG 아이디어 공모전시상식'을 진행하고 있다. (DGB금융 제공)
DGB금융지주가 메타버스 공간에서 'ESG 아이디어 공모전시상식'을 진행하고 있다. (DGB금융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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