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폐기물 처리 및 공정기술' 개발
규소를 선택 제거 후, 고형화로 만들어 처분
울산 공장에 보관돼 있는 폐기물 처리에 활용

원자력연이 개발한 '우라늄 폐기물 처리기술 및 공정' 개념도로, 폐기물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규소를 침전시켜 화학적으로 분리, 제거한 후, 남은 우라늄 함유 폐기물을 고형화해 부피를 줄여 처리할 수 있다.  원자력연 제공
원자력연이 개발한 '우라늄 폐기물 처리기술 및 공정' 개념도로, 폐기물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규소를 침전시켜 화학적으로 분리, 제거한 후, 남은 우라늄 함유 폐기물을 고형화해 부피를 줄여 처리할 수 있다. 원자력연 제공
#. 울산시에 있는 A사의 석유화학 공장에는 약 8600드럼(1드럼은 200ℓ)의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이 보관되고 있다. 과거 이 회사가 방사성물질인 우라늄이 포함된 촉매제를 이용해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다. 여태껏 적절한 처리 방법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던 이 회사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15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방사성폐기물 처리·처분 기술 개발이 끝나 조만간 이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저준위 방사성폐기물 부피를 70∼90% 줄여 경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의 처분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우라늄 폐기물 처리기술 및 공정'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울산 T사에 보관 중인 방사성폐기물은 미세한 분말 형태로, 이송 자체가 어렵다. 또한 처분에 적합하지 않은 유기오염물질과 중금속을 다량 포함하고 있어 기존 시멘트 고형화(고체 형태의 단단한 덩어리로 만드는 작업) 방법을 적용하면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인수조건을 만족할 수 없을 뿐 더러, 폐기물 부피가 커져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연구팀은 폐기물을 용액으로 만든 후, 폐기물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규소를 침전시켜 선택적으로 분리, 제거했다. 규소는 환경에 무해해 처리하기가 쉽다.

이후 우라늄을 함유한 폐기물은 열처리를 통해 고형화해 유리-세라믹 성분 안에 가둬 처리 시 안전성을 높였다.

특히 고형화 과정에서 고형물을 원형의 디스크 형태로 만들어 전체 폐기물의 부피를 크게 줄였다. 폐기물 내 규소를 화학적으로 분리하고, 고형화해 보다 안전하게 처분할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관련 기술을 산업체에 기술 이전해 울산 공장 내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의 인허가가 완료되면 폐기물 처리 및 처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근영 원자력연 박사는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시도되지 않은 기술로, 국가 연구개발 과제를 통해 공학적 검증을 완료했다"며 "울산시의 장기 미해결 현안으로 남아 있던 우라늄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처리·처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뉴클리어 머터리얼'과 '워터 리서치' 등 국내외 학술지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원자력연은 우라늄 방사성폐기물을 디스크 형태의 고형물로 만들어 전체 폐기물의 부피를 크게 줄여 처리하는 기술과 공정을 개발했다. 사진은 폐기물을 고형화한 샘플 모습  원자력연 제공
원자력연은 우라늄 방사성폐기물을 디스크 형태의 고형물로 만들어 전체 폐기물의 부피를 크게 줄여 처리하는 기술과 공정을 개발했다. 사진은 폐기물을 고형화한 샘플 모습 원자력연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준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