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을 인수한 사모펀드(PEF) JC파트너스가 KDB생명보험 인수을 완료하지 않은 상태에서 업계 4위 법인보험대리점(GA) 인수도 추진 중이다. MG손보의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에서 생보사와 GA까지 연거푸 인수하는 이례적인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JC파트너스는 최근 리치앤코 인수 추진을 위해 2000억원대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 3693명의 설계사를 보유한 대형GA 리치앤코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312억원, 114억원으로 GA업계 4위에 해당한다.

JC파트너스의 리치앤코 인수 추진은 KDB생명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 직후에 벌어진 일이어서 주목된다. JC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KDB생명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SPA 체결 후 6개월이 지나서야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다는 것은 인수 작업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JC파트너스는 KDB-Consus Value PEF와 해당 SPC가 보유한 KDB생명 보통주식 약 8800만주(지분율 92.7%)를 2000억원에 매입하고, 추가로 35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KDB생명을 인수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이 해당 PEF의 LP로 참여하고 후순위채 투자까지 하는 조건이었다. 그럼에도 JC 파트너스는 추가 자금 모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로 미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JC파트너스의 KDB생명 대주주 적격성 결과는 규정상 심사 신청 후 60일 이내에 나온다. 매각 추진 당시 헐값 매각 논란과 산업은행이 LP로 참여하는 조건 등으로 인해 딜 클로징이 원만하게 마무리될 지는 미지수다. 업계 에서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신청을 미뤄온 JC파트너스의 자금 조달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매각이 지연되면서 실적이 악화된 KDB생명의 인수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JC파트너스가 대형 GA인수까지 추진하자 무리한 확장 전략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MG손보 인수 후 적기에 자본확충을 하지 못해 적기시정조치를 당하는 등 JC파트너스의 보험사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에서 GA의 영향력이 계속 커지고 있어 JC파트너스가 생·손보사와 함께 GA까지 인수해 이를 활용하는 엑시트 플랜을 준비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수현기자 ksh@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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