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 등 일부만 성장
유통·제조업·골목상권은 '허덕'
기저효과 사라져 2% 성장 전망
규제완화로 공격투자 유도해야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올해 반등을 기대했던 한국경제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또다시 얼어붙고 있다.

정부 지원이라는 인공호흡기로 코로나19 '보릿고개'를 연명하던 골목상권과 유통, 전통 제조업 등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지경에 내몰렸다.

대기업들도 반도체와 배터리 등 일부 성장사업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바닥을 헤매고 있는 'K-양극화'의 덫에 빠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더 길어질 수도 있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산업생태계를 떠받칠 혁신 기업들이 말라죽지 않도록 규제혁신과 맞춤형 정책 지원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본보가 12일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의뢰해 한국거래소 상장 시가총액 100대 기업 가운데 금융계열을 제외한 86개 기업을 대상으로 올 2분기 실적 추정치 평균을 분석한 결과,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23.0%, 101.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시총 상위 업체와 하위 업체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상위 20개 업체의 2분기 실적 추정치 평균은 전년 동기보다 매출이 25.3% 늘어난 반면, 하위 20개 업체의 매출 증가율은 12.6%에 그쳤다. 수익성 면에서는 하위 20개 업체가 더 좋은 실적을 거뒀지만, 불황형 흑자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건비를 줄이는 등 생존을 위한 허리띠를 졸라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작년 2분기 7조8244억원 차이가 났던 상·하위 20개 기업 매출 평균 차이는 올 2분기 10조원 수준까지 벌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6615억원에서 1조원 이상으로 차이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시총 상위 톱 5에 속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카카오, 네이버, LG화학 등은 시스템반도체,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배터리 등 지분 투자나 합작사 설립 등으로 전략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날부터 2주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내수시장 회복을 기대하기도 어려워졌다. 저녁 6시 이후 2명 이상 집합 금지 등 실질적인 통금령에 해당하는 조치인 만큼 골목상권은 장사를 자칫 접어야 할 지경이다. 이에 따른 고용 감소도 불가피하다.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동월보다 46만2000명 늘었는데, 이 가운데 서비스업 가입자 수가 36만5000명으로 대다수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경을 해도 소비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고, 하반기 기저효과도 많이 사라져 2%밖에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적극적인 규제 완화로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와 자율적인 구조재편을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상우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조사본부장은 "성장 가능성이 높고 경쟁력이 있는 업종들은 규제혁신 같은 정책으로 더 적극적으로 발전시키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종은 애로사항을 면밀히 살펴 '턴어라운드' 할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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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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