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자영업자 521명 설문조사 노래방·미용실 등 대면서비스 업종 큰 타격 79% "상반기 매출 이미 감소했다"고 응답 수도권에서 오후 6시 이후로는 2명까지만 모일 수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작되면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자영업자는 정부의 거리두기 조치에 "언제까지 손해를 감수해야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재택근무 확산, 저녁시간 인원수 제한에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올 하반기 골목상권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서도 12% 더 급감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골목상권 자영업자 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상반기 골목상권 현황 및 하반기 전망'조사 결과에 따르면 골목상권 자영업자 65.3%는 올해 하반기 골목상권 경기도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다.
자영업자들은 하반기에 매출이 평균 11.7%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영업자들은 골목상권 경기 활성화를 위해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사회적 거리두기 완화(35.2%) ▲최저임금 인상 자제 등 인건비 부담 완화(23.7%) ▲전기·수도요금 등 공공요금 부담 완화(16.5%) ▲보조금 지급, 금융지원 등을 통한 신규 창업 활성화(15.5%) ▲골목상권 업체 대상 사업 컨설팅 지원(8.3%) 등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자영업자들은 올 상반기 전년 대비 매출이 평균 21.8% 감소했고, 순이익 금액 기준으로는 평균 17.7% 감소했다고 답했다.
업종별 매출액 감소폭을 보면 ▲옷가게·화장품가게·꽃가게 -25.8% ▲식당, 카페 등 음식점 -25.2% ▲노래방·세탁소 등 기타업종 -24.9% ▲미용실·피부관리소 -24.5% ▲슈퍼마켓, 편의점, 정육점 등 식료 소매점 -19.9% ▲부동산, 인테리어, 자동차수리점 등 개인서비스 -19.4% ▲학원(예체능 포함)이 -16.3%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 58.2%는 코로나19 지속으로 골목상권 경기가 악화했다고 답했다. 이어 같은 상권 내 동일 업종 간 경쟁 심화(16.2%), 경쟁 상권 활성화로 해당 상권 침체(15.7%)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감소하였다고 응답한 자영업자들은 △매출 감소(56.6%) △원재료비 상승(13.6%) △인건비 상승(13.0%) △공과금 상승(7.2%) △임차료 상승(6.7%)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자영업자 영업비용 중 가장 큰 부담이 되는 항목은 ▲임차료(41.7%) ▲인건비(31.5%) ▲원재료비(12.7%) ▲세금(10.6%) ▲전기·수도 등 공공요금(2.7%)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고용원 유무에 따라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임차료(50.4%)를,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인건비(43.4%)를 가장 큰 부담으로 꼽았다. 한편 골목상권 경기 악화는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쳤다.
조사에 응답한 자영업자의 33.6%는 작년 상반기 대비 고용인원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62.9%는 변동이 없다고 응답했다. 고용인원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중은 3.5%에 그쳤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최근 델타 변이 등 코로나 재확산 이전에 설문조사가 시행됐음을 고려할 때, 현재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하반기 전망은 조사결과보다 더 악화했을 것"이라며 "신속한 집단면역 형성과 거리두기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면서, 최저임금 인상 자제, 공공요금 할인·지원 등 골목상권의 부담을 경감하는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