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 2차 수정안으로 올해 (8720원)보다 18.3% 인상된 1만320원을 제시했다. 최초요구안인 1만800원에서 480원 낮춘 액수다. 반면 올해 수준으로 동결을 요구했던 경영계는 1%를 인상한 8810원을 제시했다. 최초요구안이었던 8720원보다 90원 높인 액수다. 경영계는 문재인 정권의 평균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산정했다.
이에 따라 노사 양측 요구안의 차이는 1510원으로 최초 요구안의 차이(2080원)보다 570원 줄었다. 하지만 제출된 2차 수정안도 격차가 여전히 커 3차 수정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은 박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오늘은 긴 시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노사 양측에 수정안 제출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이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하며 그 범위내에서 3차 수정안을 내라고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중 공익위원(위원장 포함)들은 캐스팅보트를 가지고 있다. 심의 촉진 구간은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한 공익위원들의 기본 입장을 보여줄 수 있어 심의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노사 양측은 이날도 팽팽한 입장 대립이 이어졌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는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생존 자체가 목표"라며 "최저임금이 또 오르면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경영계의 1차 수정안을 월급으로 환산하면 올해보다 약 4000원 높은 수준"이라며 "한 달에 4000원이 더 생긴다고 한들, 이 돈으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1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9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인 한국경영자총협회 류기정 전무가 물을 마시고 있다. 오른쪽은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