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희대의 살인 집단인 지존파 7명을 일망타진한 공로로 김영삼 대통령에게 표창을 받은 고병천(72) 전 서울 서초경찰서 강력반장이 웹소설 '지존파 강력반장 고병천'을 발표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소설에 나와 있는 내용은 모두 사실입니다. 경찰 후배들에게 '이런 방법도 있다'며 수사도 가르쳐주고, 나 자신의 자존감도 생각하면서 썼어요."
이달 초 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에서 선보인 '지존파 강력반장 고병천'은 순경 시절 고씨의 첫 범인 검거부터 지존파 사건, 앙드레김 권총 협박 사건, 압구정 아파트 유괴 사건 등을 수사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재현했습니다. 사실이 워낙 꼼꼼하게 기록되어 하나의 르포르타주로 읽히기도 합니다.
고씨는 처음엔 종이책으로 출간할 계획이었지만 웹소설 형식을 택했습니다. 그는 "젊은이들이 웹에서 보는 건데 처음엔 자신이 없었다"면서도 "일단 반응이 좋으니까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11일까지'지존파 강력반장 고병천'을 읽은 이는 9만명이 넘습니다.
웹소설 '지존파 강력반장 고병천'
지존파 사건 등 생생하게 재현
지금까지 구독자 9만명 돌파
"내가 너무 고생시켰구나"
후배들에게 미안함 느껴
"형사는 내게 천직입니다"
그는 자신이 겪은 사건들을 정리하면서 후배들에게 미안함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내가 직원들을 너무 고생시켰구나 싶어요. 보통 한 팀에 저 포함 6명인데, 나는 봐주는 게 없거든. 그러니까 직원들이 원망했죠. '적당히 좀 하자'는 사람도 있었고. 또 위에선 일 열심히 하는 사람한테 계속 일을 시키고요."
1976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해 2009년까지 만 33년간 형사로 살아왔던 고씨에게 '다시 태어나면 경찰을 또 할 생각이 있나'라고 질문하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대답하기 어렵네요. 그런데 만약 다시 태어나도 똑같은 DNA를 갖고 태어난다면 해야겠죠. 그게 몸에 맞거든. 정신과 육체, 모든 부분에서 형사는 내게 천직이었어요."
33년간 형사로 맹활약했던 前강력반장에 이어 웹소설로 제2의 인생을 개척한 그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네요.
장지완기자 romi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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