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28명 중 19명 체포…아이티계 미국인·콜롬비아 전직 군인 등 포함 암살 동기 확인 안돼…미·콜롬비아, 아이티에 수사지원 인력 파견 아이티 정부, 미국에 병력지원 요청…도시 테러리스트 공격 우려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 암살 용의자들이 잇따라 체포됐지만 배후가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아이티 내부는 생필품 사재기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고, 테러리스트의 추가적인 공격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모이즈 대통령 피살 이틀이 지난 9일(현지시간) 현재까지 아이티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는 모두 19명이다. 이중 2명은 아이티계 미국인이며, 나머지는 모두 콜롬비아인이다. 여기에 교전 중 사망한 콜롬비아인 4명과 아직 추적 중인 용의자들을 포함해 총 28명이 암살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체포 용의자 중 11명은 전날 범행 현장 근처의 주아이티 대만대사관에 침입했다 체포됐으며, 2명은 시민들에게 발각돼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미국민 2명인 제임스 솔라주(35)와 조제프 뱅상(55)으로 둘 다 아이티에서 태어나 미 플로리다주 남부에 거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셜미디어 등에 공개된 암살 당일 사저 밖 영상에서 "미 마약단속국(DEA) 작전 중"이라고 외친 인물이 바로 솔라주라고 사건 담당 클레멩 노엘 판사는 이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전했다.
노엘 판사는 솔라주가 인터넷에서 통역 업무 구인 공고를 보고 합류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솔라주는 사건 전 1개월 동안, 뱅상은 6개월간 아이티에 머물렀다고 전했다.
콜롬비아 국적 용의자들 중엔 전직 군인들이 포함돼 있다.
콜롬비아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 15명과 숨진 용의자 2명이 2018∼2020년 사이 전역한 콜롬비아 군 출신일 수도 있다며, 확인된 용의자들의 신원을 공개했다.
이들 중 2명은 지난 5월 파나마와 도미니카공화국을 거쳐, 나머지는 지난달 도미니카공화국을 거쳐 아이티로 들어갔다고 콜롬비아 군경은 설명했다.
콜롬비아와 미국 정부는 자국민의 연루 가능성이 있는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의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 백악관의 젠 사키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이티 정부의 요청에 따라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관계자들을 포르토프랭스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을 분석하고 최선의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사키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도 이날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총리와 통화해 최대한의 협조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경찰과 정보기관도 이날 아이티로 파견될 예정이다.
용의자들의 범행 동기는 미궁이다.
노엘 판사는 미 국적 용의자 뱅상이 스페인어와 영어를 쓰는 '마이크'라는 이름의 외국인 남성이 계획을 주도했다고 말했다고 NYT에 전했다.
노엘 판사는 현지 일간 르누벨리스트에는 용의자들의 진술을 인용해 당초 그들의 임무는 대통령 암살이 아닌 체포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아이티 정부는 미국에 병력 지원을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항만, 공항, 유류저장고와 기타 핵심 인프라 시설에 대한 추가 테러가 염려된다는 것이 병력 파견을 요청한 이유라고 아이티 정부 측은 밝혔다.
마티아스 피에르 아이티 선거장관은 경찰이 암살 용의자들을 쫓는 데 주력하는 사이 "도시 테러리스트"들이 핵심 인프라를 공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피에르 장관은 "용병들에게 돈을 대준 그 단체는 이 나라에 혼란을 일으키고 싶어한다"며 "유류저장고와 공항을 공격하는 것이 그들의 계획 중 일부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현지 유력 일간 르누벨리스트의 로벤손 제프라르 기자는 "슈퍼마켓과 시장에서 사람들이 쌀과 파스타 면을 비롯한 생필품을 사재기하고 있다"며 요리에 사용하는 프로판가스를 파는 주유소에 긴 줄이 생겨났다고 전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