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배터리를 제외한 전기차를 대폭 할인된 가격에 구입하고, 배터리 비용은 다달이 혹은 연마다 납부하는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배터리 구독 서비스가 등장하면 소비자의 전기차 구입 비용이 경감돼 수요확대가 용이하겠지만, 본격적인 서비스 시행을 위해 추가적인 조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8일 산업통상자원부의 'K-배터리 산업 발전전략'에 따르면 내년까지 배터리 대여 시범사업이 시행된다. 시범 사업은 일반 승용차보다 잦은 배터리 교체가 필요한 택시·버스 등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를 제외한 전기차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배터리는 대여해서 쓸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사업성 검증이 완료되면 정부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이 서비스를 개방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전기차는 전체 가격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싸다. 정부는 소비자가 배터리를 제외한 전기차를 구입할 경우 보조금 수령 후 2000만원 이하로 대폭 인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이는 현재 전기차보다 절반가량 낮아진 가격이다.

소비자는 이후 배터리 사용료로 매달 혹은 매년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된다. 배터리 대여의 주체가 어떤 기업이 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새로 만들어지는 시장인만큼 민간 기업의 사업역량에 따라 기존 완성차·배터리 기업이 될 수도 있고, 신규 사업자들이 진입할 여지도 크다는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전기차 구입에 드는 총 비용 절감 효과와 배터리와 관련된 신규 사업이 창출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초기 비용에 배터리 구독료를 더하면 소비자가 납부하는 총 비용이 전기차 구입비용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배터리 구독 비용을 책정할때, 대여하기로 한 기간 이후의 잔존가치까지 산출해 반영하는 만큼 비용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가 비슷한 내용의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니오는 배터리를 제외한 전기차를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소비자는 월간 배터리 구독 비용을 지불한다. 1회 충전시 500km를 주행할 수 있는 70kWh 모델 기준 배터리 구독료는 한달에 약 17만원, 700km 주행 가능한 100kWh 모델은 월 25만원 수준이다.

만약 국내 배터리 구독 사업이 니오와 비슷한 수준으로 구성된다면, 70kWh 모델 기준 5년간 배터리를 이용하는데 드는 비용은 1020만원이다. 국내 기준 500km 주행이 가능한 전기차 모델의 가격은 5000만원 안팎으로, 40%를 배터리 가격이라고 가정하면 20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평균적인 자동차 교체 주기가 7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배터리 구독 사업'에 가격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시각이다.니오는 이같은 구독 서비스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기차 교체 스테이션'도 운영한다. 방전되가는 배터리를 충전없이 2~3분만에 간단히 교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K-배터리 산업 발전전략에도 충전할 필요 없이 완충된 배터리로 교환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다만 이를 위한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업계 전문가는 "소비자들이 배터리 품질에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배터리 구독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다만 금융 법제도상 문제와 배터리 관리 방안 등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평가했다.김위수기자 withsuu@dt.co.kr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의 배터리 교환기. <니오 홈페이지>
중국 전기차 업체 '니오'의 배터리 교환기. <니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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