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6월26일 부산 중구 중앙공원에서 열린 대한해협해전 전승기념행사에서 참전용사인 최영섭 당시 백두산함 갑판사관이 분향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 2018년6월26일 부산 중구 중앙공원에서 열린 대한해협해전 전승기념행사에서 참전용사인 최영섭 당시 백두산함 갑판사관이 분향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대한해협 해전의 영웅'으로 불리는 최영섭(해사 3기) 퇴역 대령이 8일 별세했습니다. 향년 93세. 고인의 아들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 측에 따르면 최 대령은 이날 새벽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습니다.



6·25 전쟁 해군 첫 승전 주역

해군 첫 구축함 함장까지


최영섭 예비역 대령(가운데)이 지난 14일 자택에서 해군이 발간한 '지략·용기·덕망을 겸비한 최영섭 대령' 평전을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해군]
최영섭 예비역 대령(가운데)이 지난 14일 자택에서 해군이 발간한 '지략·용기·덕망을 겸비한 최영섭 대령' 평전을 전달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해군]
고인은 6·25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 26일 새벽 무장병력 600여 명을 태우고 동해상에서 남하해 부산으로 침투하려던 북한 1000톤급 무장 수송선을 대한해협에서 격침하는 데 결정적 공을 세웠습니다. 대한해협 해전은 6·25 전쟁에서 해군의 첫 승전 사례입니다. 최 대령은 이후 인천상륙작전 등 6·25 주요 전투에 참전해 혁혁한 공을 세웠고, 1964년 해군 최초의 구축함인 충무함 제2대 함장이 됐습니다.



육·해·공·해병대 통합사령관

최재형 전 원장의 '버팀목'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최영섭 퇴역 대령의 빈소에서 잠시 나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부친 최영섭 퇴역 대령의 빈소에서 잠시 나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해군은 지난 4월 최 대령의 일대기를 담은 '지략·용기·덕망을 겸비한 최영섭 대령' 평전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최 대령은 당시 평전을 전달받은 자리에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군인의 남은 가족들을 국가가 책임지고 챙겨야 강한 군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2018년 해군 전사 및 순직자 자녀를 위해 3000만원을 쾌척하기도 했습니다.

육군 법무관 출신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그의 둘째 아들입니다. 고인의 손자 1명은 해병대 장교로 DMZ(비무장지대)에서 근무했고, 최 전 원장이 입양한 아들 2명도 병장으로 제대했습니다. 고인은 별세 전 "자손들에게 가급적 최전방에서 근무하라고 했다"며 "나는 육, 해. 공군과 해병대를 아우르는 통합사령관"이라고 자랑했다고 합니다.

부친의 근무지였던 경남 진해에서 태어난 최 전 원장은 부친을 간호하는 데 진력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 사퇴 이후 가족과 함께 지방에서 머무르다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거 귀경했습니다. 최 전 원장은 사의 표명을 앞둔 시점에서도, 전날 정치 참여를 선언하기 전에도 부친과 상의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심승진기자 simb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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