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 반도체 수급난 위기
현대차 노조 파업 83.2% 찬성
한국GM 이어 줄줄이 파업 시동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지난 5일 제142차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고 있는 모습. 현대차 노조 제공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가 지난 5일 제142차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고 있는 모습. 현대차 노조 제공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국내 완성차 노조가 잇따라 파업 수순을 밟으면서 올해 임금·단체협상을 놓고 파업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수급난이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 카드까지 꺼내들고 있어 하반기 시작과 함께 악재가 중첩되는 양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이상수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은 "기본급 인상, 성과급 지급 및 정년 연장 등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일한 만큼 땀의 대가를 달라는 것"이라며 "회사가 교섭 재개를 요청하면 교섭에 임하겠지만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노조는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올해 임단협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 결과 찬성률 83.2%를 기록했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노사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야 합법적인 파업권을 가진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30일 사측과 가진 13차 교섭이 결렬된 이후 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다음 주 초 관련 조정 중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이달 초 전체 조합원이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76.5%를 기록했다. 한국GM 노조 역시 사측과 추가 교섭을 거쳐 중노위에 노동쟁의조정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들 노조는 대체적으로 기본금 인상 및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사측은 기본급 5만원(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00%+300만원, 품질향상격려금 200만원, 올해 특별 주간연속2교대 포인트 10만 포인트 등 총 1114만원 규모를 제시했지만 노조는 반대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월 기본급 9만9000원 정액 인상, 성과급·격려금 등 1000만원 이상의 일시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래차 산업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필요 인력이 줄게 되는 만큼 노조의 정년 연장 요구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반감을 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기에 올 상반기 최대 악재로 꼽히는 반도체 수급난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글로벌 경영전략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올해 글로벌 생산 차질 물량을 400만~600만 대로 추산했다. BCG는 올 3분기 상황이 다소 나아지겠지만 4분기 들어 다시 공급 부족이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내년 1·2분기까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도 이달 초 "작년 영업이익 감소, 올 상반기 반도체 대란으로 인한 생산 차질 등에도 전향적으로 제시한 것"이라며 "최고 수준의 임금·성과급을 제시했는데도 파업 수순을 되풀이 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의 경우 고용 인력이 줄게되는 만큼 정년 연장은 시대에 맞지 않는 요구"라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반도체 부족 사태가 온전히 해소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노사 갈등이 아닌 협업으로 힘을 모아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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