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차 너무 커 협상 지지부진 양사 "블랙아웃은 막겠다" 입장 "지상파 중심 낡은법 손질" 요구 CJ ENM과 IPTV 3사간 콘텐츠비 산정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 될 조짐이다.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지만, 양 진영간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미디어 시장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등으로 급격히 개편되고 있는 시장구도에 맞춰 과거 지상파 방송 중심의 낡은 법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7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최근 IPTV 3사와 CJ ENM 간 콘텐츠 사용료 협상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양측간 갈등이 몇개월째 지속되면서, 자칫 최악의 상황인 블랙아웃(송출중단)까지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LG유플러스와 CJ ENM간 협상 결렬로, LG유플러스의 모바일 OTT인 'U+모바일tv'에서 제공하던 tvN, 투니버스, 엠넷 등 CJ ENM 10개 채널의 송출이 중단된 상황이다.
또한 CJ ENM과 KT간 협상도 난항을 거듭하면서, 급기야 정부가 중재를 선언하기도 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방송 생태계 전체가 성장할 수 있는 숲을 봐야 한다"면서 양측의 적극적인 협상을 촉구하고 나섰다.
정부가 중재를 선언하면서, 양측이 물밑 협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워낙 입장차이가 커 만족할 만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IPTV 측은 "수수료값이 너무 과도하다"고 반발하고 있고, 이에 맞서 CJ ENM 측은 "콘텐츠 값 지불에 인색하다"며 배수진을 치면서 협상이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다만, 양측은 U+모바일tv와 같은 블랙아웃 사태까지는 막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KT의 경우, 내달 1일 목표로 OTT 법인인 시즌 분사를 추진중인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CJ ENM 측과 협상을 마무리짓겠다는 계획이다.
KT는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법원 인가 절차가 종료됨에 따라 법인 설립을 위한 후속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OTT 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CJ ENM 측 또한 정부가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면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CJ ENM과 ITPV 사업자 간 콘텐츠 비용을 둘러싼 분쟁은 최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사용료 소송, 음원 저작권료 분쟁 등과 맥을 같이 한다. 겉으로 보면 사업자 간 갈등 이슈지만, 유료방송·콘텐츠 시장이 포화된 상태에서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 하는 다툼으로 평가되고 있다.
유료방송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지난해 기준 유료방송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1.6% 증가한 3516만명을 기록하며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케이블TV(SO) 사업자 뿐 아니라 성장세를 기록했던 IPTV 또한 가입자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IPTV협회 관계자는 "IPTV의 경우 10년 넘게 적자를 면하지 못하다 최근 들어서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최근들어 OTT의 등장·1인 가구의 확대로 또 다시 위기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그동안 '을'의 위치에 있던 콘텐츠 사업자들은 플랫폼 사업자를 넘어설 정도로 힘을 축적해 왔다. 콘텐츠는 부족하고, 유통하는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콘텐츠 업체들이 절대 '갑'으로 부상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유료방송 플랫폼 흐름에 맞춰 플랫폼 규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맞춰, 정부도 '방송채널 대가산정 개선 협의회'를 가동하고 있지만, OTT의 경우 방송법 규제를 받는 IPTV와 달리 마땅한 적용 법규가 없어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방송 시장 관련 규제법은 플랫폼이 갑이고 콘텐츠는 을 이라는 기반으로 만들어져 있다"면서 "플랫폼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청한 한 방송통신 전문가는 "현재 유료방송과 콘텐츠 사업 시장 모두 포화된 상황에서 소비자 가격 인상은 어렵고 사업자끼리 비용 싸움을 하는 것이 본질"이라며 "CJ ENM-IPTV 갈등과 같은 콘텐츠 대가산정이나 저작권 문제는 최소 2~3년 정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