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총장과 안 대표는 이날 낮 12시 서울 종로구의 한 중식당에서 만나 수행원 없이 '오찬 독대'를 약 2시간 가진 뒤, 서면 브리핑을 통해 "두 사람은 정권교체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권교체를 위한 선의의 경쟁자이자 협력자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현안에 대해선 "정치·경제·외교 노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고, 소득주도성장·탈원전정책·전국민재난지원금 등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고치고 바로 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또 "확실한 정권교체를 통해 야권의 지평을 중도로 확장하고, 이념과 진영을 넘어 실용 정치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필요한 경우 언제든 서로 만나기로 했고, 정치적 연대와 협력을 위해 필요한 논의를 계속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양측은 "윤 전 총장은 안 대표의 야권통합의 정신과 헌신으로 서울시장 선거 압승에 크게 기여한 부분에 경의를 표했고, 안 대표는 윤 전 총장의 공정과 상식을 바로 세우기 위한 정치적 결단에 경의를 표했다"고 밝혀 서로의 '정치적 위상'을 띄워주기도 했다.
두 사람은 오찬에 앞서 서로의 '존재감'을 추켜세우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안 대표는 윤 전 총장의 지난 6일 대전 방문과 탈원전 비판 행보에 관심을 보이면서 "(윤 전 총장이) 어제 만난 카이스트 원자력공학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소형 원전(SMR) 프로젝트인데, 연구비가 굉장히 부족한 형편이다. 그래서 제가 만든 재단에서 연구비를 대주고 있다"며 "정부정책과 다르더라도 계속적으로 그 일을 추진하는 게 국가적으로 옳겠다고 생각해 제 사비를 털어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정말 의미있는 일을 하고 계시다"며 "SMR이 과거 군사적으로 핵항모·핵추진잠수함에 쓰이던 걸 민간부문으로 전용이 잘 되면 핵폐기물이나 안정성 문제를 국민이 볼 때도 좀 더 안전하게 신뢰를 가질 수 있을 것 같고, 송전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너무 정확히 알고 계셔서 원자력 전문가와 대담하는 것 같다"고 칭찬했고, 윤 전 총장은 "신문에서 본 것이다. 대표님 앞에서 제가 과학기술을 얘기하면 안 된다"고 몸을 낮췄다.
안 대표는 회동 장소가 지난 2012년 첫 대선캠프가 위치했던 곳이라고 소개하면서 "(정치신인인 윤 전 총장이) 초심을 간직하고 계신 상황에서 진솔하게 말하고 싶다"고 말했고, 윤 전 총장은 "정치의 대선배이시니까 좋은 말씀 좀 부탁드리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또 다른 범야권 잠룡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대권 기지개'를 켰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에 "정치에 참여하겠다"며 "(대권 도전 여부 등) 나머지 공식 입장은 좀 더 준비된 다음에 말씀드려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의 언론을 통한 입장 표명은 지난달 28일 감사원장직에서 물러난 지 9일 만에 나왔다.
한기호기자 hkh89@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