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호 시향 감사, 선거 도운 '박원순 서울시' 때 임명…내년 1월까지 임기 여명 시의원 '감사 실적' 요청에 시향 이사회 '절반 출석' 기록만…임용기준도 불투명 정치인 출신 감사, 변호사로서 겸직…임기중 與부대변인·평론활동 겹쳐
지난 6월7일 종합편성채널 채널A '뉴스 TOP 10'에 출연한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 발언하고 있다. 조 전 상근부대변인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기간인 2019년 2월 서울시 재단법인 서울시립교향악단 감사(임기 3년)로 임명돼 변호사 활동과 겸직 중이다.채널A 방송화면 갈무리
서울시 재단법인 서울시향(서울시립교향악단)이 이사회 내 '단 1명' 두도록 돼 있는 감사직 채용과 운영을 방만하게 해왔다는 의혹이 7일 제기됐다. 현직 감사는 전임 '박원순 서울시' 산하에서 임명된 정치권 출신 인사다. 지난달 초 종편 방송 도중 "천안함 함장이 부하들을 수장(水葬)시켰다"는 막말로 물의를 일으켰다가, 이틀 만에야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만 빼고' 희생장병 유족과 생존장병들에게 사과한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이다.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소속 여명 서울시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이 최근 서울시향에 요청해 제출 받은 감사 임용 관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조상호 감사는 지난 2019년 2월1일 임명됐다. 내년 1월31일이면 만 3년 임기를 마치게 돼 있다. 조 감사는 임기 중 현재까지 13회(제62차~72차)의 이사회가 개최된 가운데, 2019년 열린 62차·63차·65차와 올해 2월 열린 74차까지 4회 출석해 "회계 및 사무 감사 진행, 이사회 안건 관련 의견 진술"을 했다고 서울시향은 설명했다.
13회 중 '서면 결의'로 대체된 5회를 제외하면 8회의 이사회에 출석할 수 있었지만 출석 횟수가 그중 절반에 그친 것이다. '감사의 직무, 근무형태, 겸직 허용 유무, 감사 실적(회계 및 사무 등) 등'에 관한 답변을 요구받은 서울시향은 '감사 실적'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이같이 회신했다고 한다. 여 의원은 "(조 감사가) 임명된 이후부터 이사회 출석률이 50%가 안 되고(전체 대비), 감사 실적도 원래 것의 50%밖에 안 되게 됐다"고 지적했다.
서울시향 감사의 이사회 출석이 '의무'로 규정돼 있지는 않다. 서울시향 정관 13조(임원의 직무)를 보면 "감사는 재단의 회계 및 사무를 감사하며,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다"고, 이사회운영규정 14조(감사의 의견진술)의 경우 "감사는 이사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할 수 있으며 표결권은 가지지 아니한다"고 돼 있다. 감사직은 근무형태도 비(非)상근에 겸직을 허용하고 있으며, 별도의 연봉 없이 이사회 참석수당이 회당 30만원 주어진다.
서울특별시 기획경제위원회 소속 여명 서울시의원(국민의힘·비례대표)
조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의 서울시립교향악단 재단 이사회 감사로서의 이사회 출석 여부 기록.여명 서울시의원 제공 자료
하지만 조 감사는 이사회 일원이자 유일한 감사직 업무에 성실하지 않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아 보인다. 현직 변호사(사법시험 48회)로서 겸직 중인 조 감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서울시 중구(구청장 서양호·민주당) 법률고문, 올해 3월부턴 중구 아동복지심의위원회 위원 등도 맡아 왔다. 애초 그가 지난달 7일 '천안함 막말'로 물의를 일으킨 채널A '뉴스 TOP 10' 방송 출연도 지난해 6월부터 시작됐고, 다른 지상파·종편 출연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 5월~8월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을 겸하던 중 여권(與圈)패널로서 활동을 1년간 이어온 것이다. 조 감사는 상근부대변인 임명 전에도 4·15 총선 서울 금천구 민주당 예비후보로 출마했다가 최기상 후보(현 민주당 국회의원)가 전략공천되면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조 감사의 학력 및 경력사항으로 서울시향은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졸업 △현(現) 법무법인 파랑 변호사 △전(前) 법률사무소 온 변호사 3가지만 답변서에 적시했지만, 그는 감사 임용 전부터도 정치권 활동이 두드러졌다. 직무 전문성에 부합하는 인사가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조 감사는 2018년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원순 당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언론특보로 활동한,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정치적 이해관계자였다. 그는 이보다 앞서서는 2017년 8월 발족한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 대외협력전문위 전문위원을 지냈다. 2017년 5·9 대선 국면에선 문재인 민주당 대통령후보 중앙선대위 경찰행정개혁위 부위원장을 맡았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당연직 제외 임원(대표이사·이사·감사) 후보자 심사항목 별 세부심사기준표.여명 서울시의원 제공 자료
이와 관련, 여 의원의 '감사 채용 시 절차 규정' 문의에 서울시향은 임원추천위원회 운영규정으로 답변을 갈음했다. 총 7인(시장 추천 2인·시의회 추천 3인·재단 이사회 추천 2인)의 임원추천위가 임원후보자 공개모집과 1차 서류심사, 2차 면접심사를 주관해 뽑는 방식이다. 임원추천위원 자격 요건은 △문화예술계 인사 △경영전문인 △4급 이상 공무원 또는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일반직공무원으로 퇴직한 자 △공인회계사 △공기업경영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 5가지가 비교적 명확하며, △재단의 고유목적사업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해당 분야의 전문가 1가지 항목이 더 있다.
반면 모집 대상인 임원후보자엔 별도의 자격 요건이 없이 15일간 공개모집을 거쳐 △서류심사 절대평가 △면접심사는 응모자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한 후 상대평가한다는 원칙과 함께 '심사항목별 세부심사기준'을 정해놓는 데 그쳤다. 서울시향은 서류심사와 면접심사에서 이 세부심사기준에서 정한 △경영능력-경영성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능력 △전문성-공공기관 및 문화예술기관 업무와 관련된 전문지식과 경험 △리더십-조직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미래가치 제시 △조직친화력-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화합할 수 있는 능력 △윤리관-청렴하고 바른 인품 5가지가 평가 항목(각 최대 20점 배점)에 기반해 구체적인 평가항목을 정하고 점수를 매긴다.
이같은 기준을 토대로 임원추천위원들이 점수를 매긴 뒤 산술평균을 내면 임원후보 응모자의 최종 점수가 결정(동점자 발생 시 투표로 확정)되는 방식이다. 하지만 채점 기준이 계량화돼있지 않고, 위원들의 주관에 의존하는 측면이 적지 않다. 정치권 및 변호사 활동을 제외하면 각 평가 항목(예술성·공공성·경영능력 등)과 회계 감사 업무 등에 관해 조 변호사의 경력 간 뚜렷한 연결점을 찾기 어렵기도 하다. 서울시향 설립 및 운영 조례(7조)는 재단 이사의 자격으로 "문화예술에 관한 식견과 덕망이 있는 자, 재원조성에 기여할 있는 자, 경영에 관한 지식과 경험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동등한 임원직인 감사까지 아울러 "시장이 임면(任免)한다"는 것 외엔 임용 절차가 불투명한 상황으로 향후 개선 요구가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