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장기화로 글로벌 2000대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악화된 가운데, 우리나라는 그래도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불황형 흑자'로 선방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포브스 글로벌 2000'(미국 포브스지가 발표하는 글로벌 2000대 기업 명단)을 바탕으로 올해와 작년의 글로벌 동향 변화와 한국 기업의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포브스 글로벌 2000은 전세계 주요 기업의 매출, 순이익, 자산, 시가총액 등 4가지 지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발표하는 순위다.
분석에 따르면 포브스 2000에 선정된 기업의 총 매출액은 올해 39조7622억 달러로 작년보다 6.1% 줄었고, 영업이익은 23.7% 감소했다. 우리나라도 작년보다 포브스2000 포함 기업이 4곳 늘었지만 매출액 합계는 1조3821억 달러에서 1조2882억달러로 6.8% 감소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26.6% 증가해 비교적 선방했다. 포브스 2000에 선정된 기업 수가 가장 많은 5개 국가(미국, 중국, 일본, 영국, 한국) 중에서 한국만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 2000 전체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작년보다 1.5%포인트 감소한 6.4%였지만, 한국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작년보다 1.2%포인트 증가해 4.5%를 기록했다.
전경련은 이같은 결과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금융, 유틸리티 등의 산업에 집중된 일부 대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이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산업이 확대되면서 반도체와 통신 서비스 업종의 영업이익이 성장했고, 금융업계에서는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포브스 2000 기업의 시가총액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감소에도 작년에 비해 46.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키고자 주요 국가에서 재정 확대와 금융 완화 정책을 실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 역시 시가총액이 작년보다 105.3% 확대되며 미국(50.8%), 중국(44.6%), 일본(33.5%), 영국(20.9%) 등에 비해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체 글로벌 시가총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산업은 IT소프트웨어 및 서비스(12.6%)였다. 은행(7.9%), 소매·유통(6.5%), 석유·가스(6.1%) 등의 산업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경우에는 IT하드웨어 및 장비(39.3%)가 전체 시가총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IT소프트웨어 및 서비스(8.8%), 내구소비재(7.7%), 소매·유통(5.9%), 반도체(5.8%) 등의 순이었다.
우리나라 시가총액에서 비중이 높은 업종별로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IT하드웨어 업종을 제외하고 모든 업종이 세계 평균 영업이익률보다 낮았다. 특히 IT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업종은 글로벌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인 17.5%보다 훨씬 낮은 7.4%였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의 총 27개의 업종 중에서 글로벌 평균 영업이익률보다 수익성이 나은 산업은 총 5개에 불과하다"며 "신산업 투자를 장려하는 인센티브 정책을 통해 한국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