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연, 사물탕이 난임 예방 및 치료에 효과 투여 후 난소기능 관련 유전자 발현이 정상 회복
유수성 한의학연(왼쪽) 박사 연구팀이 여성 질환에 쓰이는 한약 처방 '사물탕'이 난임 개선에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규명했다. 한의학연 제공
여성 질환에 쓰이는 한약 처방이 난자 질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과학적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유수성 박사 연구팀이 동물 실험을 통해 한약 처방 사물탕이 노화와 항암제 부작용으로 유발된 난임 예방과 치료 효능을 입증했다고 7일 밝혔다.
사물탕은 숙지황, 당귀, 천궁, 작약 등 4가지 약재로 이뤄진 처방으로, 불임증, 월경 불순, 갱년기 장애, 임신 중독 등 여성 질환 치료에 쓰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난임 환자 수는 22만8000명으로, 2017년(1만2569명)에 비해 10배 이상 늘었다. 이 중 난임 시술을 받은 환자는 13만 여명에 이른다.
최근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난소 예비력(건강한 난자를 생산할 수 있는 난소의 능력)이 감소하고 건강한 난자의 배란·채취가 어려워져 치료 성공률이 낮아지고 있다.
연구팀은 고령(40주령)의 실험용 쥐에 사물탕을 4주 동안 투여한 뒤 노화로 인한 난소 예비력 감소와 배란된 난자의 질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그 결과, 난자가 될 수 있는 원시난포 세포 개수가 사물탕을 투여한 실험군은 마리당 평균 14.3개로, 아무런 처치를 하지 않은 대조군(6.2개)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난소 예비력 감소를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또 배란 유도 후 건강한 성숙 난자 수 역시 실험군은 마리당 평균 1.1개로 대조군(0.1개)보다 많았고, 교배 후 임신 성공률도 70%로 대조군(10%)의 7배 이상 현저하게 높았다.
연구팀은 항암제로 난소 기능 저하를 유도한 실험용 쥐에서도 사물탕을 투여한 실험군에서 건강한 성숙 난자 수가 많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난소 예비력 개선 효능에는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사물탕을 투여한 고령 실험용 쥐는 난포 성장을 조절하는 'RAS 신호' 전달 경로 유전자의 발현이 젊은 쥐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됐고, 항암제로 난임을 유발한 실험용 쥐는 사물탕 투여 후 난자 성숙과 관련된 유전자 발현이 정상 쥐에 가깝게 회복된 사실을 전사체 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유수성 한의학연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토대로 사물탕과 체외수정 시술을 병행하는 한·양방 통합 치료 기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이징(Aging)' 지난달 6일 자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한의학연은 고령의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실시한 동물실험에서 사물탕을 투여한 실험군에서 원시 난포 수 감소가 억제됐고, 건강한 난자 수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한의학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