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사태에 원인이 금감원의 검사 감독 부실이라고 판단했다.(연합뉴스)
감사원이 2019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에 이어 지난해 옵티머스펀드까지 사모펀드 사태가 금융감독원의 검사·감독이 부실에 따른 결과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라임, 옵티머스 등의 사모펀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금융감독원 임직원 네 명의 징계를 요구했다.
감사원은 지난 5일 금융감독기구 운영실태 감사를 통해 "모두 45건의 위법·부당사항이 확인됐다"며 5명을 징계·문책하고 17명에 대해 주의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 직원에 대해서는 2명에게 정직, 다른 2명은 경징계 이상의 징계처분을 요구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직원 한 명에 대해서도 정직 처분을 요구했다.
감사 결과를 보면, 금감원은 수천억원대 환매 중단이 발생한 옵티머스 사태를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음에도 2017년부터 안일하게 대처해 감시 업무에 소홀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금감원은 공모규제를 회피할 목적으로 다수의 사모펀드를 분할·판매한 것으로 의심되는 행위에 대해 검사하지 않거나, 검사를 하고도 수사기관에 통보하는 등의 조치 없이 과징금만 부과했다"며 "검사 과정에서 과태료 처분 등이 필요한 DLS 불완전판매 사례를 확인하고도 경영유의 조치 등으로 경미하게 조치하거나 조치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사모펀드 운용에 대한 문제점도 언급했다. 감사원은 "금감원은 2017년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자본금이 기준에 미달했는데도 옵티머스가 사모펀드를 부당 운용하고 있는 사실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적기시정조치 유예를 금융위에 건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 "2018년 옵티머스에서 받은 자료를 통해 위법한 펀드 운용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국회에 옵티머스에 대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보고하고 향후 검사계획 등에 반영하지 않았다"며 "2019년에는 펀드 자금으로 특정 기업을 인수합병했다는 등 구체적인 내용의 민원을 접수하고서도 검찰과 금융위가 위 기업과 관련해 해당 민원과는 조사대상이나 혐의가 다른 내용을 조사 중임에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검찰과 금융위가 수사·조사 중이라는 사유로 조사 없이 종결했다"고 했다.
특히 금감원의 늑장 대응으로 옵티머스 대표이사 등이 수 백억원을 횡령한 사실도 드러났다. 금감원은 지난해 옵티머스에 대한 서면 검사를 통해 펀드 자금 400억원을 대표이사 개인 증권계좌로 이체하거나 사모펀드 '돌려막기'가 벌어진다는 사실이 확인됐지만, 곧바로 검사 착수 또는 수사 의뢰를 하지 않았다. 현장 검사가 시작되기까지 20여일 동안 옵티머스 측은 새로 펀드를 설정해 200억원의 자금을 빼돌렸다.
감사원은 옵티머스 펀드에 대한 부실 외에 금융 당국의 사모펀드 관련 감시 시스템 전반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하지만 관련 사안에 대한 주의 요구만 내려졌을 뿐 고위직 등에 대한 징계는 없었다는 점에서 '꼬리 자르기' 비판도 나온다.
실제, 라임·옵티머스 사태 발생 시 금감원 수뇌부였으나 현직이 아닌 윤석헌 전 원장과 원승연 전 자본시장담당 부원장은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금감원 노조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감사원의 실무자 징계 요구 결정에 대해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감사"라며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윤석헌 전 원장과 원승연 자본시장 담당 전 부원장이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