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말레이시아 정부가 코로나19 봉쇄조치를 무기한 연장하기로 함에 따라 '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공급부족 사태가 하반기에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더블폰과 애플의 아이폰13 등 스마트폰 신제품들이 대거 출시를 앞두고 있어 MLCC 공급대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은 삼성전기의 올 3분기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작년 3분기부터 매 분기 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가 인도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전국적 봉쇄 조치를 무기한 연장하기로 하면서 MLCC 시장에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핵심 부품으로,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 자동차 등 대부분의 전자제품에 사용된다.

말레이시아에는 MLCC 시장점유율 3위인 타이요유덴을 비롯해 TDK 생산라인이 있다. 타이요유덴의 경우 지난달 14일 말레이시아 팹 가동을 부분적으로 재개해 가동률을 80%까지 높였었지만, 봉쇄조치 연장으로 더 이상 생산능력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트렌드포스 측은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매출 기준으로 MLCC 시장점유율은 무라타가 40% 수준으로 1위이고, 삼성전기가 23% 수준으로 2위, 타이요유덴과 TDK가 각각 12%, 6%로 3~4위를 차지하고 있다. 상위 4개 업체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대체 공급망을 찾기 쉽지 않다.

트렌드포스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MLCC 공급 업체는 6월 기준으로 약 60일 분량의 저가형·중형 MLCC 재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급형 제품의 경우 30일 분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말레이시아의 지속적인 봉쇄 조치를 고려할 때 무라타와 삼성전기 등 자국 내 제조기반을 둔 MLCC 공급 업체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렌드포스 측은 보고서에서 "MLCC는 다른 제조업체들의 노트북, 서버, 네트워킹 제품과 호환되는 사양을 특징으로 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며 "타이요유덴이 7월 가동률을 올릴 수 없었던 점을 고려할 때 3분기에는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들이 특정 MLCC를 놓고 공격적으로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삼성전자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기는 MLCC 등의 호조에 힘입어 작년 3분기부터 30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으며, 증권업계에서는 전자부품업계의 비수기인 올 2분기에도 3000억원에 거의 근접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말레이시아발 공급부족이 지속되면서 업체들의 재고가 소진될 경우,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삼성전기의 수익성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MLCC를 주축으로 한 삼성전기 컴포넌트 사업부문이 전체 매출에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분기 기준으로 45.89%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삼성전기 MLCC 이미지. <삼성전기 제공>
삼성전기 MLCC 이미지. <삼성전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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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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