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일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열린 '햇살론 뱅크 업무협약 및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이 5000억원가량 늘었다. 앞서 5월 감소세를 보인 대출 규모가 소폭 증가한 수치다.
다만 이달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시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선수요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시중은행장을 만나 다시 한 번 이런 점을 강조했다.
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달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39조294억원으로 5월말보다 5382억원(0.39%) 늘었다. 앞서 5월, 전달보다 3조7000억원가량이 줄었던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4월 역대 최대 청약 증거금이 모였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와 같은 변수가 지난달에는 크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이달부터 시행되는 '차주별 DSR 40%'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존에는 은행 등 기관별로 DSR 40%를 적용했지만, 규제 시행 후에는 개인별로 40%를 적용해 실제 대출가능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출 증가 규모를 고려하면 선수요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가계대출 잔액도 1조2000억원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5대 시중은행의 지난 6월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9조107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달보다 1조2996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 4월 역대 최대 수준인 10조원가량 늘어난 것과 대비되는 양상이다.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전달보다 6518억원 늘어난 485조7600억원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부터 DSR 40% 규제가 2023년말까지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데다, 은행권에서도 일부 상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식으로 대출 고삐를 죄고 있다.
하나은행은 이달부터 하나원큐 중금리대출 등 4개 상품의 신규 판매를 중단한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4일부터 5개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줄였다. NH농협은행도 다음날인 15일 모기지신용보험(MCI) 대출과 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16일에는 전세대출과 신용대출 우대금리도 0.2%포인트씩 축소했다.
금융당국은 하반기에도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할 방침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에서 서금원, 13개 시중은행장 등과 함께 '햇살론뱅크' 협약을 맺은 뒤 간담회를 열고 시중은행장들에 "불요불급한 가계대출 취급을 최소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은 위원장은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가계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했다며, 향후 경제의 잠재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총량관리와 금리인상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이어져 온 저금리 상황에서 금리상승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으로 하반기 중 촘촘한 가계부채 관리가 필요하다"며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내년과 내후년에는 보다 큰 위험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마침 은행장들께서 이 자리에 모이신 만큼 불요불급한 가계대출 취급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각별한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