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 추이 <연합뉴스>
국가채무 추이 <연합뉴스>
정부가 올해 초과 세수 예상분 31조5000억원에 세계 잉여금, 기금재원까지 끌어모아 모두 35조원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33조원은 2차 추가경정예산에 배정되고, 국가 채무상환엔 2조원만 배정했다. 올해 국가채무가 117조원 증가해 963조9000억원에 달하고, 내년엔 100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데도 초과 세수의 고작 6%만 국가채무 상환에 쓰기로 해 '국가재정 정상화' 시늉만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초과 세수 31조5000억원 중 약 6%를 채무상환에 쓰기로 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통합재정수지 비율이 47.2%로 1%포인트 떨어질 전망이다. 2조원 국가채무 상환으로 GDP대비 통합재정수지비율은 소폭 떨어졌지만, 그동안 계속된 추경 편성으로 국가채무는 5년만에 337조원(53.8%) 늘어나는 등 중앙정부 부채 속도는 빠르게 증가했다.

특히 33조원 규모의 2차 추경 편성으로 정부의 올해 재정 지출이 처음으로 600조원을 넘어선다. 지난해는 본예산 512조3000억원에 4차례 추경을 통한 66조8000억원을 추가 지출해 전체 재정 지출은 579조1000억원이었는데, 올해 총 지출 증가율이 이미 18%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계속된 확장재정 움직임에 미래 세대에 그대로 부담으로 전가되는 국가채무엔 관심이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1차 추경은 10조3000억원, 2차 추경은 3조4000억원에 수준이었다. 3차, 4차 추경은 각각 20조4000억원, 7조5000억원이었다. 올해 1차 추경은 9조9000억에 달했다. 2년간 계속된 추경으로 국가부채는 계속 늘고 있다.

이날 홍남기 부총리는 "초과 세수를 그대로 정부가 주머니에 넣고 있다면, 그만큼 민간 실물 시장의 구축(투자 위축)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이번 추경은 적자 부채를 발행하는 것이 아니고 초과 세수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이같은 조치가 "생색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수가 33조원 늘었으면 절반 정도는 국가채무를 갚는 데 써야 하는데, 10%도 안되는 2조원을 해놓고 생색을 내고 있다"며 "내년 국가채무가 1000조원을 상회하는데 재정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재정법상으로 초과세수는 국가채무를 상환하는데 써야 하는데, 여전히 정부는 지출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정부 재정정책 방향이 틀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번 2조원 국가채무 상환도 면피용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로 정상적 상황이 아님을 감안해도 채무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데 (채무) 상환 비율이 터무니 없이 적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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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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