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온라인 대선 출마선언 "더 새로운 이재명 정부로 설 것 높은 곳 아닌 국민 곁에 있겠다" "노무현 벤치마킹 전략" 풀이도
이재명 경기지사가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에서 참배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제공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보여준 대권 도전 키워드는 '민초'였다.
이 지사는 1일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 SNS 플랫폼을 통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코로나19 시국이라는 점을 고려해 비대면 방식의 출마 선언이 그동안 없던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으로 준비된 동영상을 송출하는 방식으로 대선 출마선언을 한 것은 이 지사가 처음이다. 언론이라는 중간 매개체 없이 국민들 앞에 직접 대선 도전 의지를 밝히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특히 이 지사는 이날 대선 출마 선언문 첫 줄을 헌법 1조로 채웠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민초, 국민을 가장 중시한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대권 도전 선언 후 이 지사가 택한 첫 행선지에서 보여준 행동 역시 '민초'를 강조했다. 이 지사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학도의용군 무명용사탑을 찾아 참배했다. 보통 대선 후보들은 현충원을 찾으면 전직 대통령 묘역에 먼저 참배했지만, 그는 무명용사를 택했다. 무명용사 참배를 선택한 것도 그가 처음이다. 정치적 방향성을 명확히 드러낸 것이다.
이 지사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세상은 이름 없는 민초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며 "누군가는 이름이라도 남기지만, 누군가는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위패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 그분들이 우리나라를 지켰다"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 대변인을 맡고 있는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지사가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지 않은 것에 대해 "대한민국 주권과 국난극복의 큰 힘은 국민에게 있고, 무명에 있다는 생각"이라며 "이재명이 국민과 함께 해내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현충원 방명록에 "선열의 뜻을 이어 전환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가겠다"고 적었다.
이 지사의 대선 출마선언과 현충원 참배 행보에서 읽을 수 있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자신은 '흙수저 출신의 비주류 정치인, 즉 기득권이 아닌 대중서민을 위한 정치인'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 지사는 출마 선언문에서도 "국민을 가르치는 '지도자'가 아닌 주권자를 대리하는 '일꾼'으로서, 저 높은 곳이 아니라 국민 곁에 있겠다"고 밝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지사의 행보가 과거 '바보 노무현'을 떠오르게 하는 '향수 전략'이라는 풀이도 나오고 있다. 이 지사는 사법연수원 시절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의를 들었던 것을 계기로 노동·인권 변호사의 길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남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했다. 출마선언문에도 "자랑스러운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의 토대 위에 필요한 것은 더하고, 부족한 것은 채우며, 잘못은 고쳐 더 유능한 4기 민주당정권, 더 새로운 이재명정부로 국민 앞에 서겠다"며 노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경선 연기론을 놓고 당내 갈등을 빚을 때에도 노 전 대통령의 '원칙 없는 승리보다 차라리 원칙 있는 패배를 선택하는 게 결국 이기는 길'이라는 말을 인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