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징역 3년 법정구속

1심 재판부 "권력에 의한 성폭력"
오거돈(사진) 전 부산시장의 '우월한 직위를 이용한' 성폭력 혐의가 인정돼 징역 3년형이 선고됐다.

오 전 시장은 법정 구속됐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류승우)는 29일 오전 열린 오 전 시장 선고공판에서 "이 사건은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해 월등히 우월한 지위를 이용, 권력에 의한 성폭력에 해당한다"며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시설과 장애인복지시설 5년 취업 제한 등도 포함됐다. 지난해 4월 사건 발생 후 1년 3개월여 만에 나온 1심 판결이다.

류 부장판사는 "피해자 심정은 처참하고, 저를 포함한 우리 사회가 느낀 감정은 참담했다"며 "피고인은 우리나라 사회에서 앞에 서서 이끄는 사람으로 피해자는 물론 우리 사회 구성원의 마음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고 말했다.

류 부장 판사는 "고통받지 않아야 할 사람이 아직 고통받고 있다. 조금 더 공감하고 자제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쟁점이 된 강제추행치상죄와 관련해 재판부는 "피해자는 자신이 근무하는 조직의 장인 피고인의 업무수행 중 무방비 상태에서 갑자기 이 사건을 당해 매우 치욕적이고 정신적 충격이 상당했을 것으로 인정되고 상처로 남았다"며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특히 "더욱이 사회적 관심이 높고 수사 장기화로 피해자 고통이 더 커진 것으로 예견할 수 있어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PTSD)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재판 내내 고개를 숙인 채였으며 판사의 호명에도 듣지 못하고, 변호사의 기척에 화들짝 놀라며 일어서기도 했다. 법정 구속 전 발언 기회를 얻었지만 오 전 시장은 "(할 말)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 전 시장은 2018년 11월께 부산시청 직원 A씨를 강제추행하고 같은 해 12월 A씨를 또 추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4월 시장 집무실에서 직원 B씨를 추행하고, 이 직원에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상해를 입게 한 혐의(강제추행치상)도 받았다.

오 시장은 지난해 4·15 총선 직후인 4월 23일 성추행을 고백하고 시장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