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 대비 수신액이 풍부한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조치다. 가상화폐 가격 급락으로 인한 예수금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내달 10일까지 '코드K 정기예금' 중 가입기간 1년 대상자만 현재 1.2%에서 30bp(1bp=0.01%) 인상한 1.5% 금리를 제공한다. 별도의 우대금리 조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1만원이상 예치한 고객은 누구든 적용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는 자체적으로 정해진 한도가 소진되면 특판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1% 중반의 정기예금 금리는 주요 시중·지방은행을 아울러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은행권의 신규취급액 기준 정기예금 금리는 4월말 기준 0.81%로 작년말보다 8bp 떨어졌다. 이날 기준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18개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중에서도 가장 높다. 저축은행권의 12개월 정기예금 금리가 1.75% 점을 고려하면 이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고객수 600만명 돌파를 기념해 진행하는 고객 혜택 차원의 이벤트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4월말 고객 수 5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달말에는 600만명을 돌파하면서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렇게 최근 고객 유입이 늘어남에 따라 이벤트성 행사를 기획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최고 1.4% 금리를 제공하던 주거래우대 정기예금 상품 판매 중단도 고려했다.
금융권에서는 유동성 자금 비중이 높은 케이뱅크가 가상화폐 가격 급락에 따른 예금이탈 방지를 위한 조치를 한 것으로 본다. 수신잔액은 12조9600억원에 이르는 데 비해 여신잔액은 4조7400억원으로 자금 유치 요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8000만원을 오르내렸던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3000만원대까지 추락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치면서, 거래소 이용량도 급감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성장동력이었던 가상화폐가 향후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업계 1위 업비트와 실명계좌 발급 제휴를 맺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상화폐 가격이 하락세를 탄 이후로 관련 자금 이탈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케이뱅크는 시중은행보다 요구불예금 등 이른바 유동자금 의존도가 높다. 시장 상황에 따라 수신잔액이 급격하게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1분기말 케이뱅크의 비만기성예금 중 1일만기액은 4조2000억원으로 총 수신액(8조7000억원)의 절반에 육박한다. 이에 비해 12개월이상 예금은 1조5000억원대에 불과하다. 시중은행의 경우 요구불예금 비중이 30%대 수준이다.
통상 단기예금은 저원가성예금으로 불리며 은행 수익 증대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별도의 조달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수신규모를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을 경우 향후 예대율 조절이나 대출 전략을 짤 때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고객 수가 500만명을 넘어선 데 이어 600만명까지 돌파하면서 어떤 식으로 혜택을 제공할지 고민했다"며 "지난달 판매를 중단한 주거래 정기예금을 찾는 고객들이 여전히 많은 점 등을 고려해 복잡한 조건 없이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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