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당초 '국가재정 건전성'을 위해 2차 추경 규모를 20조원 안팎으로 편성하겠다던 기재부가 여당의 '35조원' 주장에 30조원 초반으로 편성하겠다고 꼬리를 내리면서, 재난지원금 지급방식도 결국 민주당에 백기를 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처럼 홍 부총리가 '사직서'를 내는 등 완강히 저항하는 듯 하다가, 막판에 여당 결정을 따르는 '홍남기 패싱'이 또 발생할 것이란 예측이 팽배하다.
홍 부총리는 2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로서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차 추경으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비롯해 신용카드 캐시백, 소상공인 피해 지원 등 '3종 패키지'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이번 2차 추경 예산은 대략 33조~35조원 정도가 될 것"이라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과 소상공인 피해 지원 등에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70% 가구에만 선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중위 소득 150% 이하로, 우리나라 전체 2100만 가구로 따지면 1400만 가구가량이 해당된다. 기재부는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하는 대신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캐시백을 주는 방안을 당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유력한 안은 3분기(7~9월) 카드 사용금액이 2분기(4~6월)보다 많으면 초과액의 10%를 카드 포인트로 돌려주는 내용이다. 이렇게 되면 상위 30% 계층은 재난지원금 대상에선 제외되지만 캐시백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다만 2차 추경 규모에 대해서는 정부가 입장을 일부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는 이날 "초과 세수를 내년으로 넘기는 것보단 지금 사용하는 게 완전한 경기회복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2차 추경 규모는 30조원 초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당초 국가채무를 고려해 추경을 20조원 안팎으로 편성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으나, 경기 부양을 위해 최대한으로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는 여당 방침에 따라 추경을 30조원 이상으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다만 추경 가운데 2조원 가량은 국가채무를 갚는 데 사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종합부동산세를 상위 2%에만 부과하는 민주당 안에 대해서도 홍 부총리는 "정부가 제시한 안은 아니었지만, 1주택자의 세 부담을 완화하자는 취지로 이해한다"며 "법에서 부과 기준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금액은 시행령으로 정하는 것은 조세법률주의에 상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종부세 부과 방안에 대해 '현행 유지' 방침을 고수했던 기재부가 민주당이 '상위 2%'안을 당론으로 확정하자 입장을 굽힌 것이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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