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헌부 터 전시하고 조선시대 배수로 재현
광장 설계안 변경해 7㎞ 국가 상징거리 추진

광화문광장이 옷을 갈아입고 내년 4월에 다시 문을 연다.

광장 터에서 새로 발굴된 조선시대 유물은 원형 그대로 현장에 전시되고, 옛 배수로를 재현한 물길도 들어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약속한 월대와 해치상 복원은 오는 2023년 마무리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광화문광장 보완·발전 계획'을 23일 발표했다. 앞서 오 시장이 지난 4월 27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계속 진행하되, 보완해 완성하겠다고 한 지 두 달 만에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오 시장이 제시한 3대 방향인 △역사성 강화 △역사·문화 스토리텔링 강화 △주변 연계 활성화의 구체적 방안이 담겼다.

서울시는 우선 역사성 회복의 핵심인 월대와 해치상 복원을 문화재청과 협업해 2023년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사전 절차인 문화재 발굴조사를 내년 4월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월대는 궁궐이나 건물 앞에 놓인 넓은 기단으로 왕과 백성이 소통하던 공간으로, 이번에 복원되는 월대는 길이 50m·폭 30m에 이른다.

서울시는 또 조선시대 육조거리(광화문광장∼세종대로)의 흔적을 복원하기로 했다. 최근 문화재 발굴조사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사헌부 터(세종로공원 앞 약 230㎡)는 문지(門址·문이 있던 자리)와 우물 등 발굴된 유구를 원형대로 보존, 현장에 전시한다. 정부종합청사 앞 삼군부 터와 세종문화회관 앞 형조 터도 보존한다.

새로 발굴된 조선시대 배수로는 현대적으로 재현해 '이야기가 있는 시간의 물길'로 조성한다. 배수로 유구(흔적)가 없는 구간은 분수와 도로포장 등을 통해 옛 흔적을 되살리고, 수로 바닥에는 조선시대부터 근현대까지 역사적 사건과 인물 등을 음각으로 새겨넣는다. 세종대왕상 아래 지하 전시관인 '세종 이야기'와 '충무공 이야기'도 전면 리모델링한다. 아울러 광장 벤치와 수목보호대 등에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을 적용하고, 세종대왕상 주변에는 한글을 주제로 한 분수를 설치한다.

이순신 장군 동상 주변의 안전 시설물(볼라드)은 장군이 이끈 12척의 전함과 승리를 상징하는 승전비 모양으로 만든다.

광장 주변도 새롭게 단장하기로 했다. 하반기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KT 건물 지상 1층에는 2023년 광장과 연계한 공공 라운지가 들어선다. 지하 1층엔 식당과 카페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고, '세종이야기'로 이어지는 지하통로가 생긴다.

국가지정문화재인 의정부 유적은 역사의 흔적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 시설로 재탄생한다. 세종문화회관은 저층부를 개선해 광장과의 연계성을 강화한다.

서울시는 광화문-서울역-용산-한강을 잇는 7㎞ 거리의 '국가상징거리' 조성 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연내 관련 용역을 시작해 내년 6월까지 사업 계획을 마련, 이 거리를 보행·역사·문화·스마트 기술이 어우러지는 서울의 대표 공간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구상 중이다.

시는 이번 계획에 따른 설계안 변경을 7월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전체 사업비는 당초 사업비(791억원)를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는 작년 11월 착공 이후 현재 38%(도로부 99%·광장부 1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광장과 일대의 차량 통행 속도는 착공 전 수준인 시속 21∼22㎞를 유지하고 있다고 시는 전했다. 서울시는 월대 복원에 따른 통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직로의 기존 차로 수를 유지하되 광화문삼거리 세종대로 방향에 우회전 차로 1개를 2개로 늘릴 계획이다.임재섭기자 yjs@dt.co.kr

서울시가 23일 '광화문광장 보완·발전 계획' 발표를 통해 새로운 광화문광장이 내년 4월 정식 개장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광화문광장 역사광장 조감도(안)서울시 제공=연합뉴스.
서울시가 23일 '광화문광장 보완·발전 계획' 발표를 통해 새로운 광화문광장이 내년 4월 정식 개장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광화문광장 역사광장 조감도(안)서울시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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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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