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하태경 의원이 23일 이른바 '윤석열 X파일'에 있는 내용에 대해 "목차를 쭉 보면 윤 전 총장 개인이 아니라 가족의 사생활이 대부분"이라며 "불법 사찰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 출연해 "어제 전체는 아니고 6쪽 정도를 봤다"며 "일반인들이 알 수 없는 내용이다. 몰래 사찰하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내용이 태반"이라고 말했다.
이는 정치권 일각에서 PDF 파일 형식으로 돌고 있는 6쪽 분량의 '윤석열 X파일' 문건을 봤다는 말로 해석된다. 목차와 일부 앞부분만 담겨있는 이 문건은 윤 전 총장 부인 및 장모 관련 과거사가 짤막한 키워드 형태로 담겨있다.
하 의원은 "야당이 작성할 수 없는 내용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만 알 수 있는 내용으로 '이 정권이 사찰하나'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X파일을 야당 측에서 공개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윤 전 총장 가족의) 사생활을 왜 검증하나. 공개하면 안 된다"며 "개인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불법이다. 인사청문회에서도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X파일 논란에 대해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치는 발가벗는다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이나 질문에 대해 답해야 한다'고 말한 부분과 관련해서는 "케이스가 다르다. (이 지사의 경우) 성남시장 시절 가족과 한 말싸움을 가족이 공개한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 개인이 발가벗을 수는 있다고 보지만, 윤 전 총장이 결혼하기 전에 있었던 가족의 사적인 일을 공개해야 하느냐"며 "그것을 폭로하고 비난하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하 의원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초선의원 공부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 강연에서 '20·30 섀도 캐비닛(그림자 내각)'을 제안했다.
하 의원은 "지금 당 대변인을 선발하는 것처럼 토론배틀을 통해 청년 내각을 구성하고 각 부문별 정책을 공모하자"며 "기성 정치권에서 나오기 힘든 새로운 해법이 제시되고, 이준석 대표를 능가하는 출중한 인재들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그렇게 되면 우리도 다른 나라처럼 20·30대 장관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지나친 파격이 아닌, 발칙한 상상으로 받아들여 달라"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의 공부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렸다. 하태경 의원이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