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은 방사성 오염 토양에서 점토와 강하게 결합하는 세슘을 자성을 이용해 선택 분리해 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원자력연 제공
원자력 사고지역이나 해체된 원자력시설에서 토양 속 방사성 오염물질을 저렴한 비용으로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김일국 박사 연구팀이 세슘과 강하게 결합한 점토(지름 0.002㎜ 이하의 미세한 흙입자)를 자성으로 선택적 분리한 후, 남은 오염 토양에서 잔여 세슘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방사성 오염물질인 세슘은 토양 중 점토에 강하게 흡착하기 때문에 제염 시 가장 먼저 분리해야 한다.
연구팀은 플러스 전하를 띤 자성 나노입자를 제조한 후, 정전기적 인력으로 토양 내 점토 입자와 결합을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자성을 띤 점토 입자는 외부 자석을 통해 추가 에너지 없이 쉽게 분리된다.
이어 자석에서 점토를 분리할 때 메시 필터를 결합해 선택성을 높여 90% 가량의 방사성 세슘을 분리해 냈다. 연구팀은 점토 분리 후 남은 오염 토양에 페로시아나이드(세슘 제거용 입자)가 결합된 자성 흡착제를 투입해 세척한 결과, 세슘이 95% 이상 제거되는 것을 확인했다. 방사성 오염 토양에서 점토를 자성으로 분리한 후, 자성 흡착제를 이용한 세척과정을 거치면 97%의 방사성 세슘을 제거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일국 원자력연 박사는 "토양정화 기술은 방사성 오염토양뿐 아니라, 중금속, 유류 등 일반 환경오염 토양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원자력시설 해체 시 발생하는 대량의 방사성 오염토양을 처리하는 데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케미칼 엔지니어링 저널(지난달 말)' 온라인판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원자력연이 자성 복합체를 활용해 토양 속 방사성 물질인 세슘을 분리해 내는 토양정화기술의 모식도 원자력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