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성 김 만나 "남은 임기 동안 북미관계 일정 궤도 올려놓기 위해 역할 다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남은 임기 동안 남북·북미 관계를 일정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이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최근 미국과 한국의 대화 재개 의지에 대해 "잘못된 기대"라며 "꿈보다 해몽"이라고 찬물을 끼얹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김 대표를 접견하고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풀어가겠다는 바이든 정부의 방식이 적절하다"며 "북미 관계 개선에 성공을 거둬 한반도 평화 정착을 이룰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북제재와 남북협력 사업을 논의하기 위해 2018년 11월 한미 간 구성한 '워킹그룹'을 종료키로 했다. 북한은 2019년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대북제재를 실행하는 기구가 된 워킹그룹을 해체할 것을 주장했다. 한미는 이같은 북한의 요구를 수용해 전격 워킹그룹을 없애며, 북한과 대화 재개를 추진하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통지문과 관보 게재문을 통해 북한을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기존 6개 대북 경제 제재 효력을 1년 연장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워킹 그룹 종료 후에도 대북제재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의 이같은 입장에 김여정 부부장이 "조선 속담에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다"라고 말하며 대화 의지를 일축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리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이번에 천명한 대미입장을 '흥미 있는 신호'로 간주하고 있다고 발언했다는 보도를 들었다"며 "미국은 아마도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엇갈리는 한미-북 대화 재개 분위기에 대해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미국과 북한이 서로 공을 넘기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이 (대북제재 완화 등의) 조건 없이 대화로 오라는 것이고, 북한은 미국이 추가로 양보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 모두 정세가 변하기를 바라며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은 북한이 더 어려워지거나 중국이 설득해낼 수 있기를 기다리는 것이고, 북한은 경제가 개선되고 핵보유국으로 굳어지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에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세가 오기를 기다리며 주장을 계속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청와대에서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를 만나 기념촬영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