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이 대북제재와 남북협력 사업을 조율하기 위해 만들어진 '워킹 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남북 협력 사업에 제동을 걸어온 워킹 그룹 대신 국장급 협의를 강화해 북한과 협력을 위한 포괄적인 논의를 하겠다는 것이다.

성 김 미국 대북 특별대표도 이날 "우리의 대화 제안에 북한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반응해 오기를 기대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으나 같은 날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꿈보다는 해몽"이라고 일축, 남북·미북 대화 재개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외교부는 22일 "전날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 시 기존 워킹그룹의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기존 워킹그룹을 종료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며 "앞으로 한·미는 북핵 수석대표 간 협의 외에도 국장급 협의를 강화하기로 했으며 구체적 방안에 대해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워킹그룹은 곧 (북한에 대한) 제재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의제를 넓혀 포괄적으로 하자는 것"이라며 "당연히 북한에게 시그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미 워킹그룹은 두 차례 한미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으로 대화 분위기가 흐르던 지난 2018년 11월에 공식 출범했다. 출범 초기 한미는 워킹그룹을 통해 남북 철도 연결, 유해 공동발굴 등과 관련해 '대북제재 예외''여부를 논의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지난 2019년 2월 결렬로 끝난 베트남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을 전후해 미국은 워킹그룹을 통해 북한에 대북제재 완화를 해줄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9년 1월 북한에 의약품을 지원하는 사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타미플루를 싣고 가는 화물 차량이 대북제재에 저촉될지 여부를 따지다 무산된 사례가 있다.

미국은 워킹 그룹 종료 직후에도 일관되게 대북제재는 계속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백악관은 21일(현지시간)조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통지문과 관보 게재문을 통해 북한을 '비상하고 특별한 위협'으로 규정하면서도 기존 6개 대북 경제 제재 효력을 1년 연장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다만 김 대표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만나는 자리에서 "지금은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기 위해 상당히 중요한 순간· 시점에 와있다"고 말하는 등 북한과 대화에 기대감도 드러내고 있다.

북한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김 부부장은 22일 담화에서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리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가 이번에 천명한 대미입장을 '흥미 있는 신호'로 간주하고 있다고 발언했다는 보도를 들었다"며 "조선속담에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있다. 미국은 아마도 스스로를 위안하는 쪽으로 해몽을 하고있는것 같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스스로 잘못 가진 기대는 자신들을 더 큰 실망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북 간 대화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과 북한이 서로 공을 넘기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이 (대북제재 완화 등의) 조건 없이 대화로 오라는 것이고, 북한은 미국이 추가로 양보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양국 모두 정세가 변하기를 바라며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은 북한이 더 어려워지거나 중국이 설득해낼 수 있기를 기다리는 것이고, 북한은 경제가 개선되고 핵보유국으로 굳어지는 것이 최선이다. 서로 나은 정세를 기다리며 자기들의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이인영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22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장관실을 찾은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인영 통일부 장관(오른쪽)이 22일 정부서울청사 통일부 장관실을 찾은 성 김 미국 대북특별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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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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