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상위2% 전문가 의견 마용성·분당 등서 수혜 예상 "조세법정주의 어긋난다" 비판 "관망세 더 짙어질 것" 지적도
서울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주택 실거주자의 종합부동산세 부과기준을 '공시가격 9억원'에서 '공시가 상위 2%'로 변경하겠다고 밝히면서 집 1채 가진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과세대상 포함 여부 등에 쏠리고 있다.
올해 공시가 상위 2%이면 약 11억원선 주택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시가로 따지면 15억~16억원 선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서울 등지의 고가 주택 보유자 일부가 종부세·양도세 부담을 덜겠지만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종부세 기준을 공시가격 상위 2%로 정한 데 대해서는 조세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종부세 과세 대상 조정으로 15억∼16억원 사이의 주택 보유자들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며 "서울에서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강남권의 소형 아파트, 수도권에서는 분당 등지의 주택소유자들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시가로 종부세 16억원, 양도세 12억원 기준이라면 실수요자 입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안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불만을 일부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여전히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등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차등 적용 방침으로 법 시행 전까지는 갈아타기 수요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고, 그 이후에는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앞서 민주당 부동산 특별위원회는 양도차익이 10억∼20억원이면 장기보유 공제율을 최대 40%가 아닌 40%에 80%를 곱한 32%만 해주는 방식을 예시로 든 바 있는데, 이런 점을 염두한 것이다.
종부세 기준을 '공시가격 상위 2%'로 설정한 것을 두고는 조세법정주의에 어긋난다는 비판이 일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상위 2% 기준은 조세법정주의에 어긋난다. 이런 식으로 세율을 정한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상위 2%를 어떻게 확정할 것인지가 논란이 될 것이고 매년 2%의 주택을 줄 세우는데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집을 사면서도 해당 주택이 종부세 대상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등의 문제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준호 강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상위 2%' 기준에 대해 "보유세는 보유세 나름의 정책 목표가 있는 건데, 상위 2%에만 세금을 매기겠다는 건 보유세가 아니라 부유세의 개념"이라고 말했다.
양도세 비과세 기준이 너무 낮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양도세를 최대한 낮춰야 기존 재고 주택이 시장에 공급될 텐데, 민주당 안은 이 기준에서 보면 매우 부족한 수준"이라며 "이번 조치로 당정의 기대대로 다주택자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준호 교수는 "지금 시장에서는 정권에 따라 부동산 정책이 바뀔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정권이 바뀐다면 새 정책을 펼 가능성이 큰데, 이번 조치로 매물이 늘어나기보단 관망세가 더 짙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