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도깨비> 화면 캡쳐)
(tvN 드라마 <도깨비> 화면 캡쳐)
어떤 직종이든 '희망퇴직'에는 늘 우울함이 따라다녔다. 희망퇴직 자체가 퇴직시기를 앞당겨 퇴사시키는 조기퇴직제도이지만, 당사자에게 선택의 여지를 줌으로써 해고가 아닌 자발적 퇴사를 강조하는 책임회피를 위해 붙여진 말이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 희망퇴직 혹은 명예퇴직이란 말은 그리 많이 쓰이지 않았다. 그러나 1997년 외환 위기가 터지면서 공무원들 사이에서 구조조정 문제가 터져 나왔고, 이 때부터 연령대가 높은 공무원을 대상으로 퇴직을 유도하면서 일반 기업도 이를 차용하기 시작했다.

공무원의 경우 국가공무원법 제74조 2항, 지방공무원법 제66조 2항에 명예퇴직에 대한 규정이 있다. 해당 규정에 의하면 공무원의 명예퇴직이란 20년 이상 장기근속자에 대한 명예로운 퇴직기회 부여와 퇴직 시 금전적으로 보상을 함으로써(명예퇴직수당) 노고에 보답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를 말한다.

일반 기업의 경우 대개 기업 상황이 어려워질 때 정리해고 이전에 시행한다. 기업에 어려움이 없으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조직 개편(축소)를 위하여 잉여인력을 보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디지털과 비대면 확산으로 수년전부터 은행들이 오프라인 점포를 축소하는 과정에서 일반 행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는 게 이 경우다. 그래서 은행권 희망퇴직에는 언제나 '칼바람(박해)'이 붙었다.

최근 들어, 어쩌면 몇 년 전부터 이런 분위기는 사라지고 있다. 희망퇴직이라 쓰고 '권고사직'이라고 읽던 은행권 퇴직은 이제는 정말 '희망사항'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통상 연말 연초에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은행 희망퇴직이 신한은행에서는 직원들의 요청으로 한 번 더 실시되고 있다. 직원들이 희망퇴직 대상과 기회를 확대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청해 또 한 번의 희망퇴직을 실시하게 됐다는 게 신한은행의 설명이다.

희망퇴직 허용 연령도 앞당겨지는 추세다. 예전에는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둔 50대 직원들이 대상이었지만, 요즘은 40대도 희망퇴직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최근에는 1980년대 출생자들도 희망퇴직 대상이 되고 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수억원대의 퇴직금을 땡겨받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희망퇴직을 할 경우 보통 최대 월급의 36개월치를 지급받는다. 여기에 자녀학자금 및 배우자 건강검진 지원, 창업지원 및 재채용 옵션 등도 얹어 준다.

'가능한 많은 수를 내보내겠다는 게 본점 방침'이라는 소문도 신한은행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돌고 있지만, 여기에는 가혹한 처사라는 반응보다 '번호표가 늘어나서 좋다'는 반응이 대세적인 것도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전한다.

이윤형기자 ybr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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